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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속 빈 강정 과로사 대책” 분노, 물류대란 우려

택배노조가 택배회사에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요구하며 협상 결렬시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

택배 노동자들이 ‘택배사 갑질’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와 택배사가 잇따라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이 예고한 대로 이달 말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물류 대란 가능성이 우려된다.

19일 택배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분류작업 인력·비용 전액 택배사 부담, 야간배송 중단, 지연배송 허용, 택배요금 정상화 등을 택배사에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해 발표한 과로사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택배 노동자 16명이 과로로 숨진 이후 택배사들은 잇따라 과로사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CJ대한통운은 매년 500억원을 투입해 택배 기사의 물품 분류를 돕는 인력 4000명을 투입하기로 했고, 한진과 롯데도 각각 1000명을 투입한다고 했다. 또 정부와 업계는 공동으로 하루 최대 작업시간 설정·심야 배송 중단·작업 물량 축소·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는 “과로사 대책 발표에도 개선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사측과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분류작업에 2500여명을 추가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기존 인력 740여명을 포함한 것”이라며 “한진택배도 300명을 투입했다는데 실제로는 단 1명도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택배 관계자는 “현재까지 300명을 투입했고 오는 3월까지 1000명을 순차 투입할 예정”이라며 “과로사 방지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야 배송’을 둘러싼 파열음도 터져 나온다. 택배사는 오후 10시 이후 택배 배송을 멈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전산에만 오후 10시 이전에 배송 완료로 등록한 후 ‘꼼수 심야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한진택배 신노량진대리점에서 일했던 김진형(41)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날에도 오전 6시까지 배송업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에는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 A씨가 근무를 마치고 지인 동료와 함께 화장실을 갔다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있었다.

정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2차례 이상 대형 택배사 물류센터·서브터미널 등을 근로 감독해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대거 적발했다. 대리점이 분류 작업 비용을 기사에게 떠맡긴 사례도 적발했다.

하지만 고용부의 근로 감독은 전체가 아닌 선별 사업장이 대상이고 오직 처벌만을 위한 감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택배기사 고강도 작업시간 개선책으로 합리적인 일일 적정 배송량·작업 시간 책정, 장시간·고강도 작업방지 의무화 등을 고용부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안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설을 앞두고 물류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체국·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로젠 5개사 조합원 55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택배기사의 약 11% 규모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통상 설 연휴 2주 전부터 배송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며 “대체 인력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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