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연말 세금 피해 쏟아진 법인 주택, 개인이 다 받아줬다

법인 주택 매물 5만건 중 92% 개인이 사들여

지난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세금 중과를 앞두고 법인들이 지난해 말 서둘러 주택 매각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인이 내놓은 주택 매물을 개인이 대부분 사들이면서 주택 가격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법인이 매도한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아파트 포함)은 총 5만87건이었다. 전달(3만3152건)보다 51.1% 증가한 거래량이다.

이는 지난해 월간 기준으로 7월(5만64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에는 정부가 6·17대책과 7·10대책을 내면서 법인의 주택 거래 관련 세제를 강화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법인이 줄줄이 주택 매도에 나선 데는 올해 1월부터 법인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이 인상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까지는 법인의 주택 양도 차익에 대해 기본 법인세율(10∼25%)에 추가세율 10%를 더해 과세했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추가세율이 20%로 오른다.

지난달 법인의 주택 매도 건수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1만6644건)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4788건), 서울(4275건), 경남(4001건), 경북(3281건), 충남(3206건), 대구(2524건), 전북(2181건), 광주(19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 과천시의 경우 지난해 10월 1건, 11월 1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1675건으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세제 강화 등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법인과 다주택자를 압박했다. 이들이 정책에 따라 보유 주택을 시장에 풀 경우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렇게 법인이 내놓은 주택 매물은 대부분 개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법인이 매도한 주택의 92.4%는 개인이 매수했고, 4.4%는 다른 법인이, 3.2%는 기타 매수자가 사들였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이른바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선 개인들이 매물을 받아주면서 가격 하락 효과가 그다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와 전세난에 따른 매수 전환 수요가 계속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개인의 법인 보유 주택 매수가 대거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