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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원장 “증권거래세 인하 기관 초단타 가속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방침이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수익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비판이 제기됐다. 기관투자가들의 초단기 주식 거래를 부추겨 개인투자자의 수익 기회만 뺏는다는 것이다. 또 양도차익 과세 확대가 예정된 상황에서 거래세를 폐지하면 외국인투자자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20일 ‘재정포럼 1월호’에 실린 ‘코로나 경제위기 이후의 조세·재정 정책’이란 제목의 권두칼럼에서 “증권거래세는 주식양도차익과세 확대와 함께 세율 인하가 예정돼 있는데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0.1%였던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증권거래세율은 올해 0.08%로 인하되고, 2023년엔 0%가 될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기존 0.25%에서 올해 0.23%, 2023년 0.15%로 낮아진다.

김 원장은 단기투자 유도와 외국인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꼬집었다. 김 원장은 “증권거래세 인하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주식거래 초단기화 경향을 가속화시키고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수익 기회를 박탈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대부분 나라와의 조세조약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를 낮게 하향 조정하는 경우 내국인들은 외국인과 비교해 불리해진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기준을 현재보다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동산 양도소득의 과세체계는 현행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비과세하는 방식을, 장기적으로는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일정액을 소득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부동산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의 정상화도 필요하다”며 “주요 국가에서 부동산 임대소득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지 않고 자산소득으로 보아 사업소득처럼 높은 경비율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상속세 실효세율도 높여야 한다고 봤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상속증여세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선 상속자산의 상속이전 시점에 발생한 미실현 소득에 대해 양도차익과세를 하지 않으면 상속세에서 큰 규모의 공제를 허용하는 경우 경제적 왜곡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며 “상속세 일괄공제의 축소, 금융자산공제 폐지, 신고세액공제 폐지 등을 통해 실효세율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 분야의 재원 조달 노력이 충분히 이뤄진 후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부가가치세율 조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부가가치세율 조정은) 조세제도의 소득 역진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으로 반드시 이를 상쇄할 경감세율 제도 도입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0%인 부가가치세율 소폭 인상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부가가치세 면세제도 및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하고, 면세사업 품목들과 간이과세자에게 부가가치세율 6%의 경감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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