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기 숨겨 학대 확인했는데 원장이 지우랍니다”

청와대 청원글 게시

게티이미지뱅크,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자녀 옷 속에 녹음기를 숨겨 어린이집에 등원시켰다가 교사의 학대 정황을 포착한 학부모가 어린이집 측이 녹음 삭제를 요구했다며 국민청원 글을 게시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추홀구 어린이집 정서학대’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6세 여아의 엄마이자 얼마 전 뉴스에 나온 인천 미추홀구의 어린이집 정서학대 신고자”라며 “아이가 ‘선생님이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은 말하면 안 된다고 했어’라고 얘기하며 우는 걸 수상히 여겨 옷 속에 녹음기를 넣어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동안 지켜보니 교사가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이 우니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며 교사의 지속적인 정서학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원장과 교사에게 이야기하니 (교사가) 처음에는 흥분해 감정조절이 되지 않았다고 인정한 후 사직서를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 회의를 한 뒤에 (원장이) 녹음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교사 해임도 안하겠다며 입학금을 돌려줄 테니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어린이집에 짐을 챙기러 갔다가 나오는데 원장이 ‘녹음 내용을 지워달라’고 했다”며 “원장은 약속했던 심리치료도 해주지 않았고, ‘일 벌여 놓고 나갔다. 극성 엄마다’라는 식으로 원내에 소문을 내고 다닌다”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청원인은 “(아이가) 어린이집 다녀오면 긴장이 풀려서 바지에 소변을 보고, 빨리 먹으라는 재촉에 젓가락을 사용하다가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고, 잠도 2시간밖에 자지 못한다”며 “심리치료 결과에서도 경계심과 긴장감을 경험해 일상적 적응과 안정적 대처를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시사된다고 나왔다”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또 “(학대 의심 교사가) 연락을 해 첫 마디로 몸이 좋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지 못한다며 한 번만 봐달라고 했다”며 “아이 심리 결과지를 보냈다. 우리 아이는 이런 상황인데 본인 입장만 얘기하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 이후엔 연락이 쭉 없었다”고 허탈함을 드러냈다.

경찰은 최근 청원인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50대 보육교사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에서 원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교사와 신고자를 포함해 다른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보육교사 A씨는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적이 없으며 훈육 차원으로 가르친 것이 전부다. 부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수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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