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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행보는 애도, 취임 일성은 단합… “슬픔도 치유도 함께하자”

바이든 “치유를 위해선 기억해야”
고별 연설선 먼저 떠난 아들 기억하며 눈물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전날 조 바이든(오른쪽부터) 당선인이 부인 질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부군인 더그 엠호프와 나란히 선 채 워싱턴 기념비를 응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입성 후 첫 일정으로 코로나19로 숨진 40만명의 미국인들을 추모했다. 제2의 고향인 델라웨어를 떠나며 가진 고별 연설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보를 기억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저녁 워싱턴 내셔널몰의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해 “치유를 위해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슬픔을) 기억하는 것은 때론 힘들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치유되는 방법”이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 공동체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한 살배기 딸을 잃었던 경험, 2015년 정치적 후계자였던 장남 보가 뇌종양으로 숨진 일 등 개인적 비극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그 누구보다 코로나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미국인들의 슬픔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다.

그가 연설하는 리플렉팅풀 가장자리를 따라 400개의 등불이 켜졌다. 코로나19로 세상을 뜬 40만명의 미국인을 상징하는 불빛이었다.

CNN방송은 “지난해 수많은 코로나 희생자들은 홀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사랑하는 이에게 작별인사를 할 기회마저 빼앗기는 슬픔을 겪었지만 그 비극은 상실의 고통을 축소하고 부정하기로 한 대통령 탓에 더욱 심화됐다”며 “바이든은 지난해의 끔찍한 죽음들을 기리는 것이 차기 행정부의 핵심 과제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애도 행사에 함께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지난 여러 달 동안 홀로 슬퍼해야 했다”며 “오늘 밤부터 우리는 함께 슬퍼하고 함께 치유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워싱턴으로 들어가기 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가진 연설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의 고향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이지만 그가 10살이 되던 해 부친의 실직으로 델라웨어로 이주했고,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고 있다. 이 지역에서만 36년 동안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는 등 델라웨어는 바이든에게는 정치적 기반이자 제2의 고향 같은 장소다.

그는 “저는 언제까지나 델라웨어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며 “여러분은 좋은 시절에도 그리고 나쁜 시절에도 저와 제 가족을 위해 그 자리에 있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죽으면 델라웨어가 제 가슴에 새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두운 겨울에 임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언제나 빛이 있다”며 팬데믹 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고별사를 시작했지만 이날 고별연설의 주인공은 46세 젊은 나이로 요절한 바이든의 장남 보였다. 연설을 진행한 곳도 보의 이름을 딴 델라웨어 주방위군 및 예비군 기지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설 도중 먼저 떠난 아들이 떠올랐는지 수차례 목이 멘 소리를 냈고, 눈물을 보였다. 그는 “유일하게 애석한 일은 보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자기 대신 아들이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톨릭 신자인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식 당일인 20일 아침 여야 지도부와 함께 워싱턴 세인트매슈 성당을 찾아 미사를 올릴 예정이다. 여야가 나란히 미사에 참석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단합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 바이든과 가까운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당선인이 줄곧 추구해온 단합에 대한 중요하고도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취임식 연설도 ‘하나가 된 미국’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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