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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린 뉴딜’로 세계 시장 선점하겠다며 GCF 빼먹었다

정부 ‘K-뉴딜 글로벌화 전략’ 살펴 보니
GCF 등 규모 큰 기금 적극 참여 방안 없어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경제 전략으로 꼽은 ‘한국형 뉴딜’은 디지털·그린 뉴딜로 얻은 결과물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이 목표 달성을 담보할 만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린 뉴딜 글로벌 전략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사업 규모가 가장 큰 편인 ‘녹색기후기금(GCF)’ 활용 방안이 빠졌다. 더욱이 해외에서 사업 향방을 좌우하는 게 외교인데 이 부분이 한국은 가장 취약하다는 평을 듣는다. 한국형 뉴딜 성공을 위해서라도 외교에 보다 힘을 기울이고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GCF는 2013년 12월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두고 닻을 올린 이후 지난해 11월 마지막 이사회까지 모두 159건의 사업을 승인했다. 사업 금액만도 232억 달러(약 25조5223억원)에 달한다. 7년간 연평균 33억1429만 달러(약 3조6457억원) 규모의 사업이 발주됐다.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밀접한 사업이 주를 이룬다. 개도국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이나 친환경 관련 사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은 GCF에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공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린 뉴딜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블루 오션’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한국이 올린 실적도 나쁘지 않다. 159건의 사업 중 5.0%인 8건의 사업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전체 사업 금액으로 보면 22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솔로몬제도 수력발전사업처럼 단독 수주 실적도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린 뉴딜을 통해 공격적으로 GCF 사업을 수주할 만한 발판이 없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K-뉴딜 글로벌화 전략’에도 GCF 활용 방안은 없었다. 30조원 규모의 수출 금융 지원이나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겠다는 내용뿐이다.

특히 GCF 사업이 외교력에 좌우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사업 수혜 대상인 개도국들이 사업을 수행할 국가 선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당 국가와 외교적 관계가 깊은 곳일수록 유리한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제3세계의 경우 자금·외교력을 앞세운 일본 중국 미국 등을 선호한다. 한국이 취약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전략도 외교도 허술하면 그린 뉴딜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가장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외교부와 잘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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