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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반려견, 보호소서 뜯어먹혀 머리만 남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와

유기견보호소에 갇혀 있는 유기견.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동물자유연대

유기견보호소의 방치로 실종된 반려견이 이틀 만에 잔혹하게 살해됐다며 관계자 처벌과 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2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극악무도한 ○○시 유기견보호소의 실태를 알립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시 유기동물보호소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저희 반려견이었던 로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저 말고도 강아지를 잃어버린 다른 견주분들이 같은 피해를 보기 전에 방지하고자 이렇게 청원한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청원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지난 15일 반려견을 잃어버렸다. 다음 날 청원인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반려견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청원인은 “(보호소에서) 로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공고문을 보고 바로 전화를 했지만 몇 번 통화를 시도했음에도 다음 날이 되어서야 연락이 닿았다”며 “보호소 측에서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점심시간 지나고 찾으러 오라고 알려줬다”고 썼다.

청와대 국민청원

17일 청원인은 보호소를 찾았다. 그는 “반려견을 볼 생각에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유기동물보호소에 도착하니 팀장이 저희를 강아지가 있는 곳이 아닌 조용하고 사람 없는 곳으로 데려갔다”며 “팀장이 저희에게 계속 횡설수설해 강아지가 혹시 다쳤느냐고 묻자 어제 죽었다고 말을 꺼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보호소에서 지낸 지 하루 만에 반려견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것이다.

청원인은 반려견 사체라도 인도해 달라고 보호소 측에 요구했으나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훼손돼 인도할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반려견을 별도의 우리에 분리해 보호하지 않고 한 우리에 넣다 보니 서로 싸움이 붙은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원인은 사체 인도를 재차 요구했고 한참 뒤 반려견을 만나볼 수 있었다. 청원인은 “남은 사체라도 묻어주기 위해 인도받은 로이의 사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며 “몸 부분은 온데간데 없고 머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그 꽁꽁 언 사체를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이어 “상식적으로 강아지들끼리 싸운다 해도 사체 정도는 다른 강아지들이 뜯어 먹지 않는 이상 남아 있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보호시설이 어느 정도로 열악하기에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를 물어뜯어 먹어야 했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을 보니 강아지의 대소변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고, 9마리 이상의 강아지가 있는 곳엔 작은 그릇 하나뿐이었으며 내부에 식수조차 없었다”며 “일부 강아지들은 갈비뼈가 보일 만큼 말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 공무원의 태도는 당당해 보였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로이 가는 길이라도 편하도록 진실을 꼭 밝히고 보호시설의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청원한다. 유기견보호소의 잘못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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