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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기로 도쿄올림픽, 다시 행동 시작한 IOC

바흐, NOC·종목단체 대표자 연쇄 화상회의
교도통신 인터뷰 “플랜B 없다” 강행론 확인
한국 NOC 대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참석

마스크를 착용한 일본 도쿄시민이 지난 4일 올림픽 개막일을 200일 앞으로 표시한 도쿄역 인근 카운트다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364일을 순연해 올해 7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비관론 속에서 206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33개 종목 체육단체 대표자들을 비대면 화상회의로 만난다.

회의는 국가별 코로나19 대응과 종목별 예선 진행 상황을 점검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바흐 위원장은 21일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플랜B는 없다”며 기존의 강행론을 고수했지만, 개최국 일본 여론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은 또 한 번의 결단을 요구받을 수 있다.

선택지는 많지 않다. 바흐 위원장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올림픽 연기를 합의했던 지난해 3월과 다르게 이번에는 ‘강행’ 혹은 ‘취소’만 놓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플랜B는 없다”는 그의 말도 결국 개최를 확정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은 올림픽 상황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강행을 택해도 무관중 경기처럼 개최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국가·종목 단체장 다시 소집한 IOC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바흐 위원장이 22일 밤 8시 화상회의로 NOC 대표자들과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한다. 이기흥 회장은 한국 NOC 대표자 자격으로 참석할 것”이라며 “206개 회원국 전체가 같은 시간에 접속하지 않고 언어권·대륙별로 NOC를 분할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회의 주제를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한국의 NOC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로, NOC 대표자들로부터 개최 의지를 끌어내거나 선언하는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원(오른쪽)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지난해 3월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연맹 사무국 회의실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올림픽 33개 종목 단체 대표자들과 둘러앉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흐 위원장은 NOC 대표자들을 만난 뒤 25일 종목별 체육단체 대표자들과 화상회의를 이어간다. 이 회의에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참석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올림픽 종목 33개 중에서도 정식종목이자 유일하게 한국 종주국 종목인 태권도를 주관하는 단체다. 올림픽 종목단체 대표자 중 한국인은 조 총재가 유일하다.

연맹 관계자는 “IOC에서 새해를 맞아 단체장들과 화상회의로 만난다는 목적만 전해왔을 뿐, 구체적인 의제를 알리지 않았다. 회의가 시작될 시간은 25일 오후 5시쯤”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되고 닷새 뒤인 지난해 3월 17일 종목별 체육단체 대표자들과 화상회의에서 “예선을 6월 말까지 완료한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결국 일주일 뒤인 같은 달 24일 아베 전 총리와 전화회담으로 올림픽 연기에 합의했다.

NOC 및 종목별 체육단체 대표자들을 다시 소집한 이번 화상회의에서도 현황 점검 수준에 그치지 않고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견 수렴, 혹은 예정된 개막일에 개최할 방법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바흐 강행 의지 재확인, 마지노선은 3월

바흐 위원장은 교도통신과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이 개막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이는 플랜B가 없는 이유인 동시에 우리(IOC)가 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념하는 이유”리고 말했다.

다만 “IOC는 유연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안전에 대해서는 금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이 발언을 관중 축소에 대한 암시로 봤다.

개최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3월로 예정된 제137차 IOC 총회, 혹은 그 전후에 이뤄질 수 있다. IOC 총회는 3월 10~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위원들을 소집하지 않고 비대면 회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 개막일인 오는 7월 23일을 앞두고 예정된 마지막 IOC 총회이기도 하다. 올림픽 개최 여부를 판단할 마지노선인 셈이다.

IOC 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바흐 위원장의 연임 여부다. 하지만 세계의 관심은 올림픽 강행, 혹은 취소에 대한 IOC 위원들의 판단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바흐 위원장의 교도통신 인터뷰를 보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현재 IOC의 기조다.

토마스 바흐(오른쪽)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2019년 7월 24일 도쿄 국제포럼센터 회담장에서 올림픽 D-365 행사에 나란히 앉아 있다. 신화뉴시스

하지만 1년을 넘겨서도 꺾이지 않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변이의 등장으로 올림픽에 대한 올겨울 비관론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취소를 택한 응답자는 35%, 재연기 의견을 낸 응답자는 45%로 나타났다. 개최국 국민의 80%가 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를 비관한 셈이다.

이에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상은 지난 17일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역 최장수 IOC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는 “올림픽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라리 무관중” 재연기 가능성은 희박

재연기는 선택지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카타르월드컵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개최된다.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쿄올림픽을 올가을로 연기하는 방안도 대안이 되기 어렵다. 코로나19 유행은 지난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부터 다시 확산세로 바뀐 경향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간격이 반년도 되지 않아 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내후년 연기는 2024 파리하계올림픽과 1년 간격으로 편성되는 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 올림픽을 4년씩 순연해 2024년을 도쿄, 2028년을 프랑스 파리, 2032년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회로 개최하는 의견도 있지만 당장 차기 개최지인 파리에서 수락할 의사가 없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 20일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4년씩 순연할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안”이라고 못을 박았다. 에스탕게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을 취소하는 쪽보다 관중을 들이지 않고 개최하는 편이 낫다”고 제안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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