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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IOC·일본… 앞에선 “개최” 뒤에선 ‘딴말’

더타임스 “일본 정부, 올림픽 취소로 의견 모아”
2032년 재도전, 서울·평양 공동 개최 영향 줄듯
바흐 위원장, 오늘밤 NOC 단체장들과 화상회의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지난해 1월 24일 도쿄만 레인보우 브리지에 설치된 오륜마크를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1년을 연기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박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6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33개 종목별 국제단체와 연쇄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존폐가 본격적으로 논의 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타임스는 일본 집권당 연합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내부적으로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고, 이제 관심은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로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의 취재원은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길 원하지만 ‘너무 어렵다’는 의견은 일치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공개적으로는 개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사카이 마나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며 “어느 단계에서는 개최 여부에 대해 판단하겠지만, 그때까지는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아직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NOC 대표자, 종목별 단체장들과 연쇄 화상회의를 진행한 뒤 올림픽 개최·취소 여부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한국의 NOC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다.

도쿄올림픽은 1년을 넘겨서도 꺾이지 않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당장 개최국인 일본 안에서도 비관론이 높다. 일본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취소를 택한 응답자는 35%, 재연기를 요구한 응답자는 45%로 각각 집계됐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은 당초 예정됐던 지난해 7월 24일에서 364일을 순연한 오는 7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도쿄올림픽의 운영 주체는 IOC,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정부, 개최지 지방자치단체인 도쿄도다. 실무는 IOC 집행위원회와 도쿄 조직위에서 진행하지만, 연기·취소처럼 중요한 의사 결정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일본 총리의 논의가 선행된다. 도쿄올림픽을 처음 연기했던 지난해 3월에도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전화회담으로 먼저 합의한 뒤 후속작업이 진행됐다.

결국 바흐 위원장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숙의와 결단이 중요하다. 바흐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강행론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1일 교도통신과 화상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이 개막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이는 플랜B가 없는 이유인 동시에 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념하는 이유”리고 말했다

다만 “IOC는 유연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안전에 대해서는 금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이 발언을 관중 축소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IOC와 일본 정부는 개최에 대한 공식 입장은 일치하지만, 개최국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무관중을 놓고서는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밤 8시 NOC 단체장, 오는 25일 오후 5시 올림픽 종목 단체장을 화상회의로 연달아 만난다. 명목상으로 국가별 코로나19 대응과 종목별 예선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이지만, 올림픽 개최·취소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할 한국 NOC 단체장은 이기흥 체육회장, 올림픽 태권도 종목 대표자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다.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제137차 IOC 총회가 예정된 오는 3월에 이뤄질 수 있다. IOC 총회는 3월 10~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위원들을 소집하지 않고 비대면 회상회의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 개막일을 앞두고 예정된 마지막 IOC 총회이기도 하다. 올림픽 개최 여부를 판단할 마지노선인 셈이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 일본 정부는 곧바로 올림픽 재유치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서울·평양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한 뒤 겸직하는 IOC 위원직을 유지한 점을 강조하며 “서울·평양올림픽 유치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2025년까지 연장된 자신의 임기 중 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일본은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면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이미 올림픽 시설을 완비했고, 취소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다른 국가 NOC로부터 동정론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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