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영업금지’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 놓고 정치권 이견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밤 9시 영업금지’를 놓고 정부와 야당이 대립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포기할 수 없는 정부와 지역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야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영업제한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주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를 놓고도 이를 주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재정을 고려해야 하는 기획재정부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자영업자 이슈’가 쟁점화되는 사이 정작 구제를 받아야 할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영업자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비과학적·비상식적 영업규제. 코로나19가 무슨 야행성 동물인가”라며 밤 9시 영업금지 완화를 요구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은 연일 소상공인들을 찾아가 밤 9시 영업금지 제한 규제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1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을 방문해 “밤 9시까지만 문을 열라는 근거가 굉장히 부족하다”며 일률적 규제를 풀 것을 요구했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서울 구로구의 한 피트니스클럽을 방문해 “오후 9시 금지는 탁상행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위치한 한 PC방을 찾아 자영업자의 고충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를 놓고도 정 총리와 기재부 간 미묘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0일 “이를 법제화한 해외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손실보상에 월 최대 24조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기재부가 난감을 표하는 이유다. 정 총리가 전날 ‘공공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 한다’는 헌법 23조 3항을 내세우며 기재부를 강도 높게 질타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며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 입법 추진을 머뭇거리는 사이 국민의힘은 이를 쟁점화시켰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총리와 기재부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어설픈 정책과 발언으로 국민 피해 주지 말고 정부 부처 간 협의해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라”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의원은 “이미 중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안은 무수히 발의됐는데 정부·여당이 공수처 정도만 관심을 가졌어도 통과돼 보상됐을 건데 선거용인지 이제서야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총리가 정말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는 세계에서 처음 시작하는 것이니만큼 정쟁보단 건강한 논쟁이 필요하다”며 “헬스장과 순댓국밥집 자영업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듯이 다양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논의할 의무가 정치권에 있다”고 당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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