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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가볍게 봐선 안된다”…215만명이 ‘지끈지끈’

23일 두통의 날, A에서 Z까지


23일은 두통의 날이다. 두통은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도 진통제에 의존하며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두통 진료를 받은 환자는 215만5940명이었는데 실제로 두통을 겪은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통 강도가 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때는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하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두통에 오래 시달려 온 사람들은 두통이 언제 발생할지 몰라 불안감을 갖게 되고 일상생활과 업무, 학업 등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두통은 스트레스나 불안, 진통제 장기 복용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뇌졸중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종류가 다양하고 이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특히 뇌졸중으로 인한 두통은 응급신호이므로 조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원발성) 두통과 원인 질환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두통은 뇌 바깥을 감싸는 혈관, 말초신경, 근육 등이 원인이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 두통이 해당된다.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 뇌출혈, 머리 외상, 치아질환, 부비동 질환(축농증) 등 원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피곤한 일이 많았는데 머리 양쪽이 조이듯 무겁고 아프다?→ ‘긴장형 두통’ 의심
긴장형 두통은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하다. 만성 두통이 없는 사람에게 두통이 발생하면 뇌에 이상이 생겨 두통이 온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특히 갑자기 머리 전체나 뒷머리가 아프면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을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뇌졸중이 두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뇌종양일 가능성도 낮다. 이 경우 긴장형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은재 교수는 “이사와 입사 등 갑작스레 긴장된 상태에 놓이거나 좋지 않은 자세를 습관처럼 하거나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감을 느끼면 근육이 수축하고 뻣뻣해진다. 이로 인해 근육 통증과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통 양상은 다양하다. 뒷머리가 묵직하거나 콕콕 쑤시거나 머리 전체가 멍하게 아프거나 혹은 머리 여기저기가 번갈아 아프기도 한다. 편두통에서 흔히 보이는 오심, 구토, 안구통 증상은 긴장형 두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형 두통이 한번 발생하면 수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긴장형 두통을 예방하려면 강한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민감한 성격, 불면증, 우울증 등 긴장형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요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이 요인들을 없애지 않으면 긴장형 두통이 지속되거나 쉽게 재발되어 진통제를 남용할 수 있다. 두통 발생 이후 치료법은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통증 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또 목 부위 뼈나 근육 이상도 긴장형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에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경직된 신체를 자주 이완시켜주는 게 좋다.

#머리가 욱신욱신 깨질 것 같고 구토가 나거나 밝은 빛, 소음에 예민해진다?→ ‘편두통’ 의심
편두통은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머리가 반복적으로 울리는 증상을 보인다. 환자들은 “머리가 욱신거린다” “쿵쿵대면서 아프다”고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편두통이라고 하면 머리 한쪽에 두통이 느껴지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편두통 환자의 50%만 머리 한쪽의 통증을 호소한다. 나머지 절반의 환자는 위치에 국한하지 않고 편두통 소견을 보인다.

통증 강도는 다양하나 대개는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짧으면 몇 시간에서 길면 3일 정도 통증이 지속된다. 두통으로 인해 소화불량과 메스꺼움, 심한 경우 구토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두통이 있는 쪽 눈이 아프거나 충혈이 되기도 한다. 머리를 흔들면 두통이 심해지므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밝은 빛, 소음과 냄새에도 예민해진다. 그래서 편두통 경험이 많은 환자들은 두통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조용하고 어두운 곳을 찾아서 쉬려고 한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여러 신경학적 이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게 시야 증상이다. 머리가 아플 때면 한쪽 시야에 ‘암점’이 점차 커지면서 주변에는 지그재그의 불빛이 나타나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시야 전체에 드문드문 뿌옇고 밝은 반점이 생겨 안과를 찾는 환자도 있다. 심한 어지럼증과 감각장애,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 진통제에 잘 반응하는 가벼운 편두통은 약을 먹고 일정시간 휴식을 취하면 금세 완화된다. 반면 구토 증상이 있을 정도로 두통이 심한 경우 일반 진통제 효과가 거의 미미하다. 이 때는 편두통에만 잘 듣는 약을 의사에게 직접 처방 받는 것이 좋다. 편두통 약은 예방하는 약과 통증을 줄여주는 약으로 구분된다.

두통이 하루 4시간 이상, 한 달에 보름 이상 지속되고 이 중 8일 이상이 편두통 양상을 보이며 3개월 넘도록 지속되면 만성 편두통이다. 두통 발생 빈도가 높아서 주기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예방약을 먹어 두는 게 좋다. 예방약은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급성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특히 급성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물 효과가 감소할 뿐 아니라 약효가 감소할 때 발생하는 반동성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 빈도가 잦거나 많은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예방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한편 편두통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20~30대에 주로 발병하기 시작하지만 10살 전후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만 60대 이후 발병하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부비동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과 편두통은 구분해야 한다. ‘축농증’이라고도 불리는 부비동염은 얼굴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부비동이 미간까지 이어져 있어 염증이 생기면 이마에 통증이 느껴진다. 이마 통증 때문에 종종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중력으로 인한 부비동 내 액체의 흐름 때문에 머리를 숙이거나 흔들 때, 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부비동염이 있으면 항생제를 먹거나 생리식염수를 활용해 코를 세척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눈 주위에 심한 통증과 눈물, 콧물, 식은땀 함께 특정 계절에 뭉쳐서 나타난다?→ ‘군발 두통’ 의심
눈이나 관자놀이 주위에 통증이 느껴지고 눈물, 콧물, 식은땀이 나면 군발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두 달 동안 매일 한 번에서 수회에 걸쳐 심한 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발기와 수개월 간 두통이 사라지는 관해기가 반복된다. 군발기는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 관해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이며 일년 중 봄, 가을 같은 특정 계절에 군발기가 잘 발생하는 연주기성과 하루 중 특정 시간에 두통이 잘 발생하는 일주기성이 관찰된다.

통증은 10~15분 동안 점차 증가하며 약 1~2시간 지속된다. 군발 두통은 하루 한 번 이상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잠에서 깨기도 한다. 일반 진통제로는 쉽게 완화되지 않아 신경전달물질을 늘려 뇌신경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진통제를 매일 먹는데도 두통을 달고 산다? →‘약물 과용 두통’ 의심
중년 여성들 중에는 진통제를 오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 없어도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몹시 불안해한다. 약물과용 두통은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원발 두통(긴장형 두통, 편두통) 환자에게서 흔하다. 치료로는 우선 과용한 진통제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환자들은 오랫동안 과량으로 복용해온 진통제만 중단해도 두통이 호전된다. 그리고 동반된 원발두통의 양상과 빈도를 재평가한 뒤 치료의 목표를 재설정한다. 약물 과용 두통은 치료에 굉장히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아서 두통이 자주 재발해 진통제를 늘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약물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평소 없던 심한 두통과 함께 팔다리 마비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뇌졸중에 의한 두통’ 의심
평상 시 두통이 없던 사람에게 갑자기 심한 두통(일명 벼락 두통)이 나타나고 팔다리 마비나 발음장애, 시력 저하, 의식 저하, 경련 등이 동반되면 뇌출혈 등 뇌졸중에 의한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두통 자체가 위험신호이므로 조속히 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진통제로는 완화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만약 마비와 같은 증상은 없고 벼락두통만 있다면 뇌졸중이 아닌 양성 두통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벼락두통만 나타났더라도 증상이 아주 심하다면 전문의에게 진찰받고 뇌 사진(CT나 MRI)을 찍어 보는 게 좋다.
반면 말이 어둔해지거나 손발 사용이 불편해지거나 걸을 때 휘청거리거나 눈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벼락두통에 동반되면 뇌에 확실한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한 달 중 머리가 아픈 날이 안 아픈 날보다 많고 3개월 이상 지속된다?→ ‘만성 두통’ 의심
3개월 이상, 한 달 중 머리가 아픈 날이 안 아픈 날보다 더 많을 때는 만성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부는 긴장형 두통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일부는 편두통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통 치료를 위한 과다한 약물 복용은 흔히 두통을 더욱 악화시킨다. 두통을 자주 느끼는 환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남용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정기적인 상담을 거쳐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식이, 운동, 수면과 같은 생활습관도 조절해 일상에서 두통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하고 균형된 식단을 구성해 식사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향상시킨다. 또 충분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한다. 수면 부족은 두통 발작을 일으키거나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은재 교수는 “아울러 두통 일지를 기록해 발생 빈도와 변화, 심한 정도, 신체 변화, 약물 섭취와 약물 반응을 기록하면 만성 두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두통 양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약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두통 유발 요인을 피하거나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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