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문 두드리며 뛰던 동생, 결국 하얀 천에 덮였다”

‘버스 롱패딩 사망 사고’ 유족 청원
“한 번만 확인했다면 허망한 죽음 없었다”
대중교통 환경 개선·처벌 강화 촉구

JTBC 방송 화면 캡처

20대 여성이 시내버스 뒷문에 외투 소매가 끼어 사망한 ‘버스 롱패딩 사망 사고’ 유족이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한다”며 전반적인 환경 개선과 사고 처벌 강화 등을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3일 ‘끌려가다 죽어버린 내 동생, 이제는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고 피해자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자 A씨는 “지난 19일 파주에서 일어난 사고로 별이 되어버린 사람은 바로 제 동생”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버스 문틈에 옷이 끼인 채 10m를 끌려가다가 뒷바퀴에 깔렸고 동생은 응급처치도 못한 채 하얀 천에 덮였다”며 “한 번의 확인, 내린 후 3초의 기다림만 있었다면 이런 억울하고 허망한 죽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동생은 문을 두드리고 속도를 내는 버스에 놀라 같이 뛰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넘어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롱패딩에 주목해 롱패딩의 위험성을 이야기했지만 (버스 문틈에 끼인 건) 옷 소매”라며 “저희 가족은 손인지, 손목인지, 옷소매인지 의문인 상태이기에 제대로 된 확인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롱패딩을 입지 않더라도 이런 사고는 언제든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버스 문틈에 옷이나 신체 일부가 끼어 발생한 비슷한 과거 사례를 나열하면서는 “동생의 사망 기사를 확인하며 같은 경험을 당하거나 당할 뻔한 댓글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A씨는 ▲버스 기사의 정기적인 안전교육 강화 ▲승하차 센서 개선 ▲승하차 시 안전 시간 확보 ▲버스 배차 간격 등 안전한 근무 환경 개선 ▲버스 사고의 처벌 강화 등을 촉구했다. 그는 “버스 뒷문은 2.5㎝의 압력이 가해져야 문이 열리게 돼 있다. 그게 아니라면 기사의 확인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센서가 있다고 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승하차 때 나는 사고의 경우 범칙금 또는 버스회사 내부에서 교육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법이 재정비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버스에서 내리다 옷이 끼이거나 가방끈이 끼이는 건 ‘그날 참 재수가 없었네’하며 지나가기도 한다. 제 동생도 끼었다가 다시 문이 열려서 옷이 빠졌더라면 아마 신고하지 않고 ‘오늘 참 재수가 없었다’며 제게 웃으며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언제든 큰일이 될 수 있고 내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 사고는 지난 19일 저녁 8시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있는 한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버스 운전기사(62)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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