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 당연히 동참해야죠”…유통업계가 ‘상생’에 투자하는 이유

지난 12일 홈플러스가 오픈한 온라인 '산지직송관'. 홈플러스 제공

코로나19는 소비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공부부터 근무, 운동까지 집에서 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소비가 늘었으며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게 일상이 됐다. 이런 가운데 ‘착한소비’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소비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24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착한소비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한 성인의 비율은 2019년 75.8%에서 80.3%로 증가했다. 소비자의 43.5%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돕는 소비’가 착한소비라고 생각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경기가 침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자 상생을 통해 위기 극복에 동참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실제로 대형 유통·식품업체가 마련한 상생 행보엔 많은 소비자가 동참했다. 대표적으로 완도 지역 다시마 소비 촉진을 위해 오뚜기가 출시했던 다시마 2개가 들어간 ‘오동통면’과 이마트, SSG닷컴 등에서 판매된 못난이 감자와 해남 왕고구마, 통영 바다장어를 활용한 밀키트 등은 당시 모두 완판됐었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판로가 막힌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취지에 많은 소비자가 공감한 것이다.

소비자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소상공인과의 접점이 많은 유통, 식품, 이커머스 기업들은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보를 돕는 상생 활동에 적극 나섰다. 온라인 판매에 막연한 부담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을 직접 방문해 온라인 입점을 설득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상품 품질관리부터 판매, 배송, 마케팅까지 모든 영역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상공인의 경쟁력과 상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한편 착한소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요구도 충족하니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위메프에서 진행한 '갓신선 라이브' 중 일부 화면. 갓신선TV 캡처

지난해 10월 신선식품 현지 직배송 서비스 ‘갓신선’을 오픈한 위메프는 지난 20일 오픈 100일 성과를 발표하면서 반품률이 0.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달 간 매출도 오픈 첫달 대비 73.4%가 늘었고, 재구매율은 36.7%를 돌파했다.

비슷한 시기에 ‘전국별미’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 배달의민족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났다. 제주에서 ‘당신의과수원’을 운영하는 오성훈 사장은 “입점 전에는 직거래를 위주로 판매해서 홍보에 한계가 있었는데 전국별미를 통해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감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하루 평균 주문이 평소대비 20~30건이 늘었고, 주문이 많을 때는 전국별미를 통해서만 하루에 50~60건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하며 만족했다.

배달의민족 '전국별미' 카테고리 중 일부. 배달의민족 캡처

최근 온라인 ‘산지직송관’을 오픈한 홈플러스에도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송종현 홈플러스 모바일신선MD팀 바이어는 “산지직송관 오픈 직후 주문량이 예상을 뛰어넘어 ‘탐라인’ 등 일부 셀러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해당 업체에서 컴퓨터를 교체하기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전국 200개 지역별 농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선한 상품을 산지에서부터 직접 받을 수 있고,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상공인 직배송 서비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마련하는 기업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워홈은 자사몰 아워홈 식품점몰에 ‘Fresh 산지직송’을 론칭했고, 이랜드몰은 제철 농산물을 산지에서 당일 직송하는 ‘초신선 커머스’ 시스템을 올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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