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세였는데…또 터진 집단감염, ‘거리두기’ 변수될까

31일 끝나는 현 ‘거리두기·5인 모임금지’ 조치
2월부터 완화될까 했는데…대전 집단감염 ‘n차 전파’ 촉각

25일 오전 대전시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비인가 종교교육시설인 IEM국제학교에서는 전날 12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주 신규 확진 300명대 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진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대전에서 발생한 돌발 집단감염의 여파에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차 대유행을 촉발시킨 신천지 사태 등처럼 대규모 집단감염이 ‘n차 전파’를 통해 광범위한 확산으로 이어진 선례가 있었던 만큼 우려도 높다. 오는 31일까지인 5인 이상 모임 제한 조치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재조정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이번 집단감염이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37명이다. 다시 400명대를 기록했다. 대전 중구 소재 IEM국제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127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영향이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이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전형적인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서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밀접 접촉자 격리, 타 지역 방문자 역학조사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해당 시설에서 생활한 158명의 학생과 교사 가운데 현재까지 12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양성률이 80%가 넘는다”며 “최대 20명이 한 방에서 기숙 생활을 하는 등 전형적인 ‘3밀’ 환경에서 급속히 확산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전시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에서 25일 확진자들이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1차장은 아울러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이와 유사한 집단감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종교학교, 기도원, 수련원 등 모든 기숙형 종교 교육시설에 대해 방역실태를 긴급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사태가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던 3차 대유행 추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다. 최근 1주일(1.19∼25) 상황을 보면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86명→404명→400명→346명→431명→392명→437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399.4명꼴로 나왔다.

이날 역시 대전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확진자 수의 감소세는 일단 이어진 모습이다.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수는 176명으로, ‘3차 대유행’ 초기 단계이던 지해 11월 19일(177명) 이후 처음으로 100명대로 내려왔다. 수도권 확진자는 지난달 25일(861명) 800명대까지 치솟았었다.

하지만 IEM국제학교 집단감염 여파로 이 같은 주요 방역 지표는 다소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 수의 경우 이날 확진자 증가로 365.3명에서 370.9명으로 하루 새 약 5.6명 늘었다. 2.5단계 기준(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을 벗어나 2단계 범위(300명 초과)로 내려와 있지만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다시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확진 비율을 뜻하는 양성률 역시 2.01%(2만1737명 중 437명)를 기록해 직전일 1.59%(2만4642명 중 392명)보다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사회의 ‘잠복 감염’도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전날 지역발생 확진자 405명 중 43명(10.6%)은 익명검사가 가능한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 176명과 비교하면 24.4% 수준이다. 4명 중 1명은 확진자와의 접촉력 없이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에서 임시진료소를 찾았다가 확진된 것으로,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가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변이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1.7배 강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할 경우 감염 재생산지수가 0.8에서 1.2로 높아질 수 있다고 방역당국은 경고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재개되고 대면 종교활동이 허용되는 등 방역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활동량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과 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는 다음 달 말까지 더욱 확실하게 진정국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페 등 이용이 가능해진 후 첫 주말인 24일 서울 시내의 한 프랜차이즈형 카페에서 시민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이번 주 확진자 발생 동향은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는 이달 31일 종료되는데, 이에 앞서 정부는 2월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와 세부 조치를 이번 주에 결정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와 방역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영업시간 확대, 유흥시설 등에 대한 집합금지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권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확진자 발생 상황, 의료체계의 부담 능력, 사회적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전문가와 관련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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