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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년 전통도 멈춰 세운 코로나…강릉 도배식 취소

지난해 1월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에서 열린 도배식에서 마을 주민들이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코로나19가 440년 세월을 이어온 세시풍속마저 가로막았다.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에서 조선 중기부터 400년 넘게 이어 온 합동 도배식(都拜式) 행사가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취소됐다.

이 마을은 올해 최종춘(94) 촌장을 모시고 도배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1월 26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위촌리 엄명섭 노인회장(76)은 “해마다 100여명이 모여 마을 어르신들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행사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통 문화도시인 강릉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세시풍속 가운데 하나인 도배식은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지금까지 4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도배식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들은 아침부터 도포와 검은색 두루마기 등 전통 의복을 챙겨 입고 마을 어른에게 합동 세배를 한다. 이후 촌장 집안의 가족들과 마을 부녀회가 떡국과 전 등 음식을 마련해 함께 나눠 먹으며 덕담을 나눈다. 도배식은 한국전쟁 기간과 구제역이 확산한 2011년에만 열리지 않았다.

위촌리 마을뿐 아니라 강릉지역 20여개 마을에서 열리는 합동 도배식도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두 취소될 전망이다.

또한 강릉 대표 정월대보름 행사인 망월제도 열리지 않는다. 강릉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5인 이상 집합 금지 연장 조치에 따라 망월제를 취소했다. 이 행사는 임영민속연구회가 주관해 매년 정월대보름에 여는 행사다. 남대천에 모여 연날리기, 소원 글쓰기, 사물놀이, 윷놀이 대회 등 민속놀이를 진행한다. 시 관계자는 “오랜 전통을 이어 온 행사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취소했다”며 “망월제 등 지역의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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