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짬통이 아니라 보물상자였네

LCK 제공

2019년 당시 킹존 드래곤X의 탑라이너였던 ‘라스칼’ 김광희는 팬들 사이에서 ‘짬통(잔반통을 뜻하는 은어)형 탑라이너’로 불렸다. 팀이 밴픽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뺏어온 챔피언을 그가 늘 도맡아 플레이해서였다. 어떤 챔피언이든 담아내는 그릇이었던 그는 2019시즌에 리산드라, 카시오페아 등을 포함해 총 22개 챔피언을 플레이했다.

이처럼 헌신적인 선수로 평가됐던 김광희는 2년 만에 리그 최고 수준의 공수 겸장으로 거듭났다. 그는 현재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에 참여 중인 10개 팀의 탑라이너들 중 가장 돋보인다. 소속팀 젠지는 3승1패(세트득실 +4)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또한 KDA 3.9, 솔로 킬 8회의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올해 그의 챔피언 폭은 2019시즌 당시만큼 넓지 않다. 24일 한화생명 상대로 아칼리와 나르를 고르기 전까지 그는 오로지 레넥톤과 카밀만 플레이했다. 그러나 챔피언의 숙련도는 훨씬 더 높아졌다. 특히 레넥톤으로는 3전 전승, 9.3의 KDA를 기록 중이다.

김광희는 올 시즌 출전한 4경기(10세트)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13일 시즌 개막전인 KT 롤스터전에서는 기세가 좋은 ‘도란’ 최현준 상대로 멋진 솔로 킬을 따냈다. 24일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도 아칼리로 절묘한 어그로 핑퐁을 선보여 팀에 1세트 승리를 안겼다.

기존 장점으로 꼽혔던 안정성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21일 T1전에선 상대의 집요한 갱킹으로부터 끈질기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T1은 이날 3세트 때 사이드라인을 푸시하던 김광희를 잡으려다 젠지의 기습적인 내셔 남작 사냥을 허용했다. 젠지는 이 내셔 남작 버프를 활용해 승리를 따냈다.

김광희가 호전적으로 변하고, 공격력을 보완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5월 ‘2020 미드 시즌 컵(MSC)’ 이후부터다. 그는 지난해 8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020 MSC로부터 배운 게 많았다. 무조건 라인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때로는 라인전에서부터 강하게 밀고 나가야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을 경험하고 오프시즌 동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어느덧 프로게이머로서 적잖은 나이가 된 그는 올해 목표로 대회 우승과 팬들에게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두 가지를 설정했다. 매 시즌 발전을 거듭 중인 김광희가 올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