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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직원들 소환…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수사 속도

“그 사이 출국한 건 아니겠죠” 국가전산망 이용한 ‘민간인 사찰’이었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2019년 5월 9일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는 모습. 윤성호 기자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이뤄진 긴급 출국금지 조치의 불법성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이 법무부 출입국본부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출입국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검찰의 출금 요청 이전부터 김 전 차관의 출국 여부를 반복적으로 조회한 것이 불법인지, 이 같은 조회 결과를 제3자에게 제공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조회를 지시한 ‘윗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번 사건에 연관된 법무부 출입국 업무 관련 직원들을 최근 불러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건의 단초가 된 공익제보에 따르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직원들은 지난 2019년 3월 20일부터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이 요청된 23일 0시8분 이전까지 출입국관리정보시스템상의 ‘규제자 상세조회’ 등 화면을 177회에 걸쳐 수시 조회했다. 출금 요청 이전 시점에도 직원들끼리 카카오톡으로 “그 사이 출국한 건 아니겠죠?” “국내에 있습니다. 출국기록 없습니다” 등의 대화를 주고받은 일도 드러나 있다.

이들과 함께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정보분석과 직원들의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국외 출국심사자를 전산망으로 조회한 결과 김 전 차관이 출국장으로 진입한 사실을 알게 되자, 김 전 차관의 출국심사 사실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측에 전달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공익제보자는 이 같은 일이 국가 전산망을 활용해 민감한 개인정보인 출국 여부를 불법 수집한 것으로서 ‘민간인 사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논란에 얽힌 법무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출입국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의 김 전 차관 출국 여부 조회 경위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조회를 지시한 ‘윗선’이 있었는지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은 앞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보보고를 작성하기 위해 조회했다” “대통령이 김 전 차관 수사를 엄정히 하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는 언론보도 이후 출입국심사과 직원들이 긴장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공익제보자는 “많은 공무원들이 심야에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조회를 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이번 수사를 둘러싼 ‘프레임 논쟁’도 뜨겁다. 법무부는 ‘부차적인 논란’을 살피는 것이라고 본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국민적 공분을 낳은 이라 하더라도 적법 절차에 따라 처벌돼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공익제보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도 제기됐다. 제보자가 검찰 관계자로 의심되며, 공익제보의 형식을 띤 수사기록 유출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 관련자가 민감한 수사 기록들을 통째로 특정 정당에 넘기는 것은 형법상 공무상기밀유출죄”라며 공익제보자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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