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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만마리 죽인 강제 살처분…제동 건 친환경 농장

경기도, 지난달부터 가금류 841만 마리 살처분
36년간 AI없던 친환경 농장, 강제집행 제동
“잠복기 지나 긴급성 없어져”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차원에서 벌어지는 가금류 살처분 현장. 국민일보DB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25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과 관련해 예방적 살처분을 강제 집행하겠다는 지자체의 조치를 중단해달라는 산란계 농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도 행심위는 이날 산안마을 농장이 화성시를 상대로 낸 행정심판 사건에서 ‘살처분 강제집행 계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 건을 인용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살처분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화성시의 강제적인 살처분 집행 절차는 일시 중단된다.

도 행심위는 “사육 중인 산란계 간이검사가 음성으로 확인됐고, 이미 잠복기까지(최대 3주) 끝난 상황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공공복리를 위해 강제적으로 살처분 집행을 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심위는 살처분 명령 중단 신청은 기각했다. 이와 관련 “당국의 AI 방역정책 수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산란계 3만7000마리를 사육하는 산안농장은 지난달 23일 반경 3㎞ 내 다른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돼 화성시로부터 살처분 행정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산안농장은 친환경 농법으로 사육해 1984년부터 36년간 한 번도 AI가 발생하지 않았고, 3㎞ 내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지난 2014년과 2018년에도 살처분하지 않았다며 살처분 명령을 거부했다.

2018년 당시 방역당국의 가금류 살처분 규정은 500m 내 농장은 강제 살처분, 3㎞ 내 농장은 살처분 권유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신속한 방역 등을 이유로 2018년 12월 3㎞ 내 농장까지 강제 살처분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한편 화성시의 살처분 명령을 거부해 온 산안농장은 가축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이번 행정심판 판단과 관계없이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산안농장 관계자는 “심리 과정에서 방역은 물론 사육 중인 산란계의 면역력 보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지금은 이미 잠복기가 끝나 감염 위험성이 다 사라진 상황인데 이제 와서 강제 살처분하는 것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달 6일 여주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뒤 지금까지 모두 10개 시 20개 농가로 확산해 예방적 처분을 포함, 92개 농가의 가금류 841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도 행심위는 추후 본안 사건인 살처분 명령 취소 심판 청구 건에 대해 청구일(1월 18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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