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궁전’ 나발리 폭로에 답한 푸틴 “내 소유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사진)과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리아노보스티,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푸틴 궁전’으로 알려진 흑해 연안의 대규모 휴양시설은 자신이나 측근들의 것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대학생의 날’인 25일(현지시간) 학생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나는 시간이 없어 (다큐멘터리) 영상물 자체는 보지 못했고 보좌진이 가져온 선별 영상만 넘겨봤다”면서 “영상물에서 내 소유라고 한 것 가운데 나와 친척들에게 속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 정보는 이미 10년 이상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그러다가 지금 필요한 때에 맞춰 모든 것을 짜깁기해 그 자료로 러시아인들을 세뇌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소문을 뒷받침할 법적 문서는 아무것도 없으며 영상물은 순전한 편집이자 합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속 중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앞서 지난 19일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위해 건설된 흑해 연안의 거대한 휴양시설에 관한 탐사보도물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푸틴의 궁전’이란 제목이 붙은 영상에서는 전체 68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1만7000㎡에 달하는 대규모 리조트 시설의 항공 사진과 설계 도면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나발니는 흑해에 면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휴양도시 겔렌쥑에 있는 이 리조트가 오래전에 기업인들의 기부로 지어졌으며, 한 기업 명의로 된 이 궁전의 실제 소유주는 푸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영상에 나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나발니가 공개한 '푸틴 궁전' 항공 사진. '반부패재단' 유튜브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지난 23일 대대적으로 벌어진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푸틴은 “모든 사람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법을 벗어난 모든 것은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선 안 된다”면서 “미성년자들을 (시위로) 떠밀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발니 측 선동으로 미성년자를 포함한 젊은층이 대거 참여한 시위가 불법이며 위험한 것이란 주장이다.

나발니 측은 모스크바에서만 5만여명, 전국에서 25만~3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한 반면 AFP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 독립 언론들은 전국 110개 도시에서 벌어진 이날 시위에 11만명 이상이 참가했고 35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후 독일 병원에서 치료받고 지난 17일 러시아로 돌아왔으나 귀국 직후 체포돼 구속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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