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세계 돈 푼만큼…억만장자 자산 4300조 늘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제 삶 팍팍해졌지만…
“자산시장 풀린 돈→자산 불평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실물경제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지만 자산가들의 자산은 급증하며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각 정부가 팬데믹 속에 경제 위기를 살리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주식시장 등으로 흘러 들어간 여파다.

25일(현지시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다보스포럼의 고위급 회의인 ‘다보스 대화’에 맞춰 발표한 보고서 ‘불평등 바이러스’에 따르면 세계 억만장자 총자산은 지난해 말 11조9500억 달러(약 1경3175조원)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3월 중순보다 3조9000억 달러(약 4300조원) 늘어난 규모다.

옥스팜은 현재 억만장자의 총자산이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19 대응에 쏟아부은 돈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 등 자산 순위 10위 안에 드는 억만장자의 순자산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사이 5400억 달러(약 59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에 따르면 이 규모는 전 세계인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아무도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게 방지하는 데 필요한 액수보다 훨씬 많다.

같은 기간 자산 증가 폭이 가장 큰 억만장자 역시 자산 순위 1, 2위인 머스크(1289억 달러↑)와 베이조스(782억 달러↑)였다.

옥스팜은 “베이조스가 아마존 직원 87만6000명에게 1인당 10만5000달러씩 보너스를 줬어도 그의 자산은 코로나19 대유행 전만큼 부유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억만장자들이 위기 속에 자산을 늘린 이유는 주식시장 활황 덕으로 분석됐다.

옥스팜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3월 세계 주식시장이 이번 세기 최악의 충격을 받아 억만장자의 금융자산도 줄었지만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상위 억만장자 1000명의 자산은 9개월 만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때 억만장자 자산 회복에 5년이나 걸린 것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경제가 최악의 침체를 겪는데도 주식시장에 붐이 인 것은 대체로 중앙은행이 폭락을 막고자 주식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실물경제를 지원하려는 정부 대처는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실물경제 침체는 각 정부의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빈곤 근절 국제조직 ‘개발이니셔티브’은 하루 생활비가 5.5달러(약 6000원) 이하인 사람이 지난해 최소 2억명에서 최대 5억명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옥스팜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충격에 지난 20년간 이어진 빈곤층 감소세가 반등할 전망”이라면서 “빈곤층 수는 10년 뒤에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불평등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은 대부분 경제학자의 우려와 일치한다. 옥스팜이 79개국 경제학자 295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에 소득과 자산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각각 87%와 78%에 달했다.


옥스팜은 “코로나19 대유행은 사상 최초로 ‘사실상 모든 국가에서 동시에 불평등이 심화한 때’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면서 “불평등은 불가피하지 않으며 각국 정부가 행동에 나서면 3년 내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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