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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 분주했던 K리그의 겨울…키워드는 ‘트레이드’

2019년 3월 10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상주 상무 경기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생각보다 분주한 겨울이다. 코로나19로 자금줄이 마른 와중에도 각 구단들은 전력 보강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새 감독을 맞은 구단은 도약을 위해 팀을 갈아 엎었고, 더 큰 무대에 올라온 구단은 우승이 아닌 잔류를 위해 쓸만한 선수들을 물색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지난 7일 K리그 선수등록 기간이 시작 이래 이적은 K리그1 52건, K리그2 61건이 발생했다. 선수와 선수를 교환한 트레이드 영입은 각각 5건과 2건(인원 별도), 임대 영입은 각각 5건과 16건이었다. 임대복귀와 전역 등으로 선수단에 합류한 건도 각각 32건, 7건에 달했다. 연맹 관계자는 “트레이드 형태의 이적이 예년보다 더 많이 발생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리그 개막은 다음달 27일로 약 한달이 남았다. 이적생을 포함한 K리그 선수등록 전체마감일은 3월 31일이다.

가장 화제가 된 트레이드는 울산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 사이 이뤄진 3대 1 트레이드다. 울산은 부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측면공격수 이동준을 공격수 정훈성과 미드필더 이상헌, 수비수 최준과 맞바꾼 일이 보도됐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부분도 있어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해당 선수 일부는 이적한 구단 훈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해 성인대표팀에 함께 데뷔한 올림픽대표팀 단짝 이동경과 이동준 콤비를 보유하게 됐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할 대구 FC는 올림픽대표 출신 풀백 서경주를 서울 이랜드에서 데려오면서 수비수 황태현, 미드필더 김선민을 내줬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성남 FC는 공격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자원 윤용호와 안진범을 맞바꿨다. 이외 미드필더 김동현이 성남에서 강원으로, 이현식이 강원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공격수 박용지가 대전에서 성남으로 옮기는 ‘3각 트레이드’도 이뤄졌다.

외국인 선수들은 기존에 국내에서 검증된 이들이 이적 소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새로 해외 선수를 데려오기 보다는 K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각 구단 스카우터들이 해외에서 직접 기량을 살피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K리그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 중 하나인 일류첸코를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려왔다. 그는 지난해 리그 26경기에서 19골 6도움을 뽑아내는 활약을 했다.

광주 FC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아슐마토프가 강원으로, 브라질 공격수 윌리안이 경남 FC로 이적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지난 시즌 인천에서 임대 생활을 한 코스타리카 플레이메이커 아길라르가 인천에 완전 이적했고 리그 베스트 11 출신 브라질 윙어 네게바도 경남에서 인천으로 향했다. 수원 FC(수원F) 승격을 이끈 일본 미드필더 마사는 강원에 영입됐다. 성남은 과거 울산에서 등록명 ‘리차드’로 뛰었던 오스트리아 수비수 빈트비흘러를 데려왔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은 독일 2부 리그에서 뛰었던 공격수 힌터제어를 데려왔다. 그는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과거 이청용과 한솥밥을 먹은 이력도 있다. 울산 관계자는 “이전부터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눈여겨 보던 선수”라면서 “영입 과정에서 이청용에게도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외 울산은 지난해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타겟형 공격수 김지현까지 영입, 지난해 리그 득점왕 주니오가 떠난 공백을 메웠다.

울산과 우승을 다툴 전북은 수준급 임대생들의 복귀가 눈에 띈다. FC 서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한 한승규, 강원에서 공격의 한 축을 맡았던 ‘라인브레이커’ 김승대가 모두 돌아왔다. 중원 지난 시즌 포항에서 주장까지 맡으며 팀의 중심으로 활약한 미드필더 최영준을 비롯해 정혁도 경남에서 돌아왔다. 이들뿐 아니라 대구에서 이적해온 류재문을 보태 손준호가 빠진 미드필드를 충실하게 보강했다는 평가다.

베테랑들의 귀환도 있다. 대구 창단 초기 ‘태양의 아들’로 불리며 맹활약 했던 이근호가 친정에 돌아왔다. 라이벌 울산의 주장까지 맡은 신진호, 대표팀 출신 수비자원 신광훈도 친정팀 포항으로 향했다. 울산에서 과거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맛봤던 이호는 플레잉코치로 울산에 재차 합류했다. 수원F에서 주장을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이한샘도 데뷔팀 광주로 돌아왔다.

지난해 파이널B(하위 스플릿)로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서울은 박진섭 감독의 부임과 함께 대표팀 공격수 나상호를 데려왔다. 그는 지난 시즌 임대로 국내 복귀, 성남의 잔류를 이끌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포항의 플레이메이커 팔로세비치까지 영입이 확정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ACL에서 분전한 수원 삼성은 득점왕 출신 타가트의 공백을 과거 강원에서 대활약했던 보스니아 국적 장신 공격수 제리치를 데려와 메웠다.

승격 팀 수원F는 가장 바쁜 영입전을 벌였다. 울산에서 베테랑 박주호를 영입한 데 이어 공격진에도 인천의 김호남, 전북의 무릴로 등 무게감 있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포항의 김상원과 강원의 이영재, 울산의 정동호 등 수비와 미드필드진에도 전력을 골고루 보강했다. 26일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영입 건만 임대까지 합쳐 12명에 이른다.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는 2019년 동남아시아(ASEAN) 쿼터 신설 뒤 국내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 아스나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지휘 중인 신태용 감독이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축구 열기가 높은 인니 현지 인기를 반영하듯 안산의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약 4000명 수준이던 기존 팔로워 수가 보도 약 닷새만인 26일 현재 1만7600여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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