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일해요” 백신 새치기…얌체 회장에 캐나다 ‘시끌’

지난 18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캐나다에서 시골 마을 주민 행세를 하며 새치기를 한 경영인 부부가 발각됐다. 남편은 2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카지노인 그레이트 캐내디언 게이밍 코퍼레이션(GCGC) 최고경영자(CEO)였다.

26일(현지시간) 캐나다 CBC방송,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드 베이커 CEO 부부는 지난 21일 북부 유콘주 비버 크릭 지역에서 백신을 맞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부부는 이곳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모텔 종업원 행세를 했다. 비버 크릭이 원주민 등 125명가량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인 터라 대도시보다 백신 접종이 빠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완벽할 것 같던 부부의 계획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접종을 마친 뒤 바로 택시를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부부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이들이 부부를 막아선 것이다.

존 스트리커 유콘주 사회복지부 장관은 “베이커 부부의 이기적인 행동에 격분을 표한다”며 “누군가가 우리를 속이기 위해 이렇게 먼 거리를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버 크릭 지역 원주민 지도부도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공동체의 연장자와 취약계층을 위험에 빠뜨린 이들의 행동을 깊이 우려한다”고 규탄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AFP 연합뉴스

베이커 부부는 도덕적 지탄을 넘어서는 불이익도 받게 됐다. 이들은 유콘주에 도착한 뒤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은 혐의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룹 측도 이날 “회사 목표와 가치에 반하는 행동에 무관용 대응하겠다”며 베이커 CEO를 해임 결정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의 느린 백신 배포 속도 때문에 불안감을 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은 베이커 부부처럼 외곽에서 백신을 접종하거나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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