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경악’ 민주당 입장문에 십자포화…후폭풍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등 자유롭지 않은 민주당 역풍
여당 내부에서도 “남일인양 타자화 부끄럽다” 비판 목소리

정의당 김윤기 당대표 직무대행, 이은주, 배진교, 류호정 의원 등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략협의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ㅡ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논평 후폭풍이 거세다. ‘내로남불’이라는 야권의 거센 비판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며 십중포화를 받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궐당헌당규 개정 전당원 투표 결과를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김 대표의 성추행에 대해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을 향해선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온택트 정책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은 민주당의 이 같은 논평에 ‘적반하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연 민주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권력형 성범죄의 온상은 민주당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에게 ‘무관용 조치’와 ‘2차 피해 방지 위한 즉각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야권 후보들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김종철처럼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오 전 의원은 “민주당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면서 ‘거짓 미투와 무고의 혐의’를 씌웠다. 그 중심에 남인순 의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박 전 시장에 대한 피해자의 피소 사실을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의 당사자격인 정의당도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류효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의 ‘경악’ 논평과 관련한 물음에 “우선 ‘너희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 모두 옳고, 모두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사건에 대한 소식도 충격적이었지만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도 같은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충격과 경악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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