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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 핑계… 외압 편승 ‘을사오적’ 있다”


정년퇴임하는 검사가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비판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종근(63·사법연수원 22기)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퇴임 인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은 외부의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구한말 을사오적은 평화를 부르짖으면서 민족의 자유와 나라를 팔아먹었다. 그들처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발밑에서 간신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단장은 “그들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등으로 거짓말을 하며 아무리 우겨도 우리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자들을 우리 업무상 수없이 많이 겪어왔는데, 그런 황당한 거짓말에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살’이라는 영화에서 일본의 밀정으로 나온 배우의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는 대사처럼 그들이 ‘망할 줄 몰랐다’고 변명하며 살게 해줍시다”라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 정책에 대한 작심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 핑계를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의 시대”라며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용하여 통계를 조작해 나가면 북한처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등극하게 되겠지만, 우리나라가 조작에 의해 행복한 것으로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단장은 마지막으로 “검찰인들이 그들이 두려워하는 검찰의 자긍심을 지키고 자유와 정의를 수호해 나가면서 국가 중앙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으면, 검찰이 그 동안 국민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을 지키며 나라와 사회에 공헌한 것에 대해 반드시 역사의 평가를 다시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검찰 내부망의 실명 비판에 동참했었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을 올린 평검사를 향해 “이렇게 커밍아웃하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하자 검찰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졌는데, 당시 이 단장도 댓글을 남겼었다. 그는 “정의의 편이라는 커밍아웃(정체성을 알리는 일)”이라며 “나도 커밍아웃하겠다”고 했다.

이 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1기수 선배다.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대전지검 형사3부장, 울산지검 형사3부장, 충주지청장 등을 지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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