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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실패 20대 남성’…은둔형 외톨이로 전락 많아

광주시 전국 최초 현황·실태 파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직장이 없는 20대 대졸 남성이 ‘은둔형 외톨이’ 신세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가 정신건강 관련 정책개발을 위해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칩거하는 시민 실태를 전국 최초로 조사한 결과다.

외부와 교류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생활하는 이들은 주로 스마트폰 사용과 PC·인터넷 게임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아파트 거주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은둔 생활자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28일 밝혔다.

정책연구 전문기관 ㈜폴인사이트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전체 아파트 거주세대 25%에 해당하는 10만 세대를 대상으로 안내문을 먼저 우편 발송한 뒤 링크를 클릭한 이들을 온라인 설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경제·문화적으로 다양한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6개월 이상 외부와 단절한 채 정상적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총 1095명으로 이중 은둔생활 당사자 237명과 가족 112명 등 349명이 유효표본으로 선정됐다. 평균 70분간에 걸쳐 진행된 심층 면접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22명(당사자 11명, 가족 11명)의 대면 조사결과도 통합 분석됐다.

조사에 응한 나머지 746명은 진정성이 없거나 논리적 오류가 많은 부실 응답 등으로 판명돼 5차례에 걸친 데이터 정제과정에서 제외했다.

시와 용역기관 측은 은둔생활 당사자 237명의 답변을 ‘익명’의 온라인을 통해 이끌어냈다. 이어 자발적으로 참여한 22명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통합 조사결과는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국내 첫 공식 연구자료로써 그 의미가 크다.

지난해 코로나 19에 따른 비대면 확산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구체적 실태 파악과 기본계획 수립 등 맞춤형 지원정책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족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 349명은 남자 226명(64.8%), 여자 123명(35.2%)이다. 은둔생활 당사자 중 95명(55.9%)은 3~4명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둔생활 당사자 237명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이 109명(46%)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 중퇴·재학생이 56명(23.6%)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로는 20대가 116명(48.9%), 30대가 63명(26.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둔생활을 시작한 계기는 취업실패 27.8%,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 26.6% 등의 순이었다.

은둔생활 당사자의 생활상도 드러났다.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중복 답변)은 스마트폰 사용 53.2%, PC·인터넷 게임 50.2%, 수면 41.8% 순이었다.

당사자 절반 이상은 설문조사에서 가족·친구 등과 대화 부족을 절실히 호소했다. 이에 비해 그 가족들은 앞날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나 이웃 등 대화상대가 없다는 은둔생활 당사자는 60.8%를 차지했다. 또 42.9%는 가족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은둔 생활자를 둔 가족들은 당사자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비율이 83.9%, 언제까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경우가 8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상황이 힘들다는 답변도 57.1%나 됐다.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31.3%에 그쳤다. 가장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 은둔생활 당사자는 경제적 지원(29.1%)을 꼽았고 가족들은 상담·정서적 공감 등 심리적 지원(34.8%)이라고 선택했다.



광주시는 2019년 전국 처음으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이들에 대한 다각적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은둔 생활자를 둔 가정에서 체면과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노출을 꺼리는 탓에 은둔형 외톨이 연구 사례나 통계는 국내에서 매우 드물다.

이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가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지만, 장기적 정책연구나 적절한 개입을 전제로 한 정책수립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와 용역기관 측은 방문 상담과 멘토 프로그램, 탈출 성공사례 공유, 자조 모임 등의 활동과 외톨이 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은둔형 생활자가 문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와 용역기관 측은 27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용역결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광주시 사회복지과 유지영 주무관은 “은둔형 외톨이 대부분이 대인관계의 잇따른 갈등, 따돌림으로 자존감이 부족하고 주위 사람과 유대관계도 끈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1년 이상이 되면 만성적 은둔생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원만한 사회복귀를 도울 다각적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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