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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 로스쿨 도입 움직임에 법조계 “실효성 의문” 반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방송통신대학(방통대) 전경. 방통대 제공

한국방송통신대학(방통대)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설치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가운데 법조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부실한 실무 교육과 로스쿨 정원 확대에 따른 변호사업계의 포화 상태를 우려하는 것이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전문 법조인으로 양성할 수 있어 긍정적 측면이 크다는 입장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51대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이종엽 변호사(58·사법연수원 18기)는 방통대 로스쿨 도입 논의에 대해 “차분하고 냉정하게 검토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며 “정치권이 시장에 변호사만 쏟아부어 놓고 젊은 변호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경로 확대에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 6일 방통대에 로스쿨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로스쿨을 통학하기 어려운 직장인과 주부 등을 배려해 다양한 경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정 의원은 “온라인을 통한 접근, 저렴한 학비, 입학전형요소 간소화로 기존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법조인 양성의 민주성 제고와 다양한 계층과 배경을 가진 전문 법조인 배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방통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듣고 로스쿨을 졸업한 뒤 일반 로스쿨 졸업생처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입학전형도 간소화된다. 방통대 로스쿨은 법학적성시험(LEET) 결과를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 대신 학사학위 성적과 외국어 능력 등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법안에 따르면 기존 국내 로스쿨 입학정원(2000명) 외 인원을 선발할 수 있고, 학비도 일반 로스쿨보다 저렴하다.

법조계는 반발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이 참여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온라인·파트타임으로 운영되는 방송대 로스쿨은 질적·양적으로 충실한 법학교육을 제공하기 어렵고, 사교육 의존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협의회는 “합격 가능성은 희박하게 남겨둔 채 입학 기회만 주는 제도는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오히려 도입 취지에 반한다”고도 비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취지는 동의한다”면서도 “사법시험을 폐지할 때 내걸었던 로스쿨의 도입 취지에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일본처럼 예비시험을 도입해 로스쿨을 다니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을 볼 기회를 주는 게 낫다”고 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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