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어머니에 맞아죽은 아들… “보고도 말리지 않아”

MBC 보도화면 캡처

경북에 있는 한 절에서 60대 어머니가 자신의 30대 아들을 2시간 30분 동안 때리고 1시간 가까이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절의 주지 등 목격자 3명 누구도 폭행을 말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밤 경북 청도 팔조령의 한 사찰에서 30대 남성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A씨(35)의 숨은 멎어 있는 상태였고,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단순한 호흡곤란이 아니었다. 사망 당시 A씨는 외부 힘에 의한 과다출혈 등으로 온몸의 46%가 손상된 상태였다. 신고한 A씨의 어머니 B씨(64)는 “구타를 하던 중 아들이 쓰러졌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시험에서 4차례나 낙방한 A씨는 두 달 전부터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어머니 B씨가 ‘시험에서 또 떨어졌으니, 절에 가서 정신 차리며 살으라’며 A씨를 절에 데려갔다고 아버지 C씨는 전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B씨는 아들이 생활하던 거실 한복판에서 길이 1m짜리 대나무로 2시간 40분간 A씨를 폭행했다. 도망가면 붙잡아 또 때리고, 아들이 쓰러졌는데도 50분 동안 지켜만 보고 있었다. “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게 A씨의 변명이었다. 그는 아들이 절 규칙을 어겨 쫓겨날 위기에 처해서 화가 나 매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화면 캡처

그러나 아버지 C씨는 우발적 사고가 아닐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C씨는 “(그 절의 주지가 아내에게) 귀신이 7명씩 있다고 했다. 귀신 한 명 떼어내는 데 두당 100만원씩 700만원을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주지와 신도 2명은 가혹한 폭행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A씨는 일반 상해치사로 사명하면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운전자 보험에 가임돼 있었는데, 수익자는 사찰 관계자로 돼있었다.

아버지 C씨는 “아들이 절에 도착한 날 운전자 보험을 가입했더라”며 “계획적 살인, 보험 사기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지는 “운전자보험은 신도 모두에게 들어준 것으로, 보험금은 유족에게 줄 생각이었다”고 반박했다. 어머니 B씨도 “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범행을 후회한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B씨의 진술을 받아들여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현재 불구속 상태인 B씨는 여전히 절을 오가며 법적 대응에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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