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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타고 9개월째 세계항해 중…‘코로나 시대’ 이런 가족

Sailingteatime, 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집콕’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바다에서 스스로를 격리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이들은 가족 소유의 보트인 ‘티타임’에서 ‘바다콕’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티타임’은 가족들의 보트 이름으로,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가족들의 습관을 고려해 붙인 이름이다.

3일 로이터통신은 50피트(약 15미터) 길이의 배를 타고 전 세계를 항해하는 헝가리 가족의 사연을 보도했다. 도몽코스 보제와 그의 아내 안나, 그리고 두 딸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 6월 항해를 시작했다. 당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금이 과연 적기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든 걱정과 위험을 뒤로한 채 항해를 결정했다.

본인 제공

가족들이 항해를 결심한 데에는 가장인 도몽코스의 영향이 컸다. 10년 전부터 휴가 때마다 아내와 함께 지중해를 항해했다는 그는 가족들과 함께 전 세계를 항해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의 아내 안나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남편은 항상를 좋아했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고향처럼 느꼈다”고 항해를 결정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도몽코스는 이제 가족들과 함께 항해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보트에 홈 오피스를 설치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항해 경로와 일지를 개인 블로그에 기록해 다른 사람들과 활발한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Sailingteatime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항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점을 꼽았다. 그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완전히 지친 상태로 퇴근해서 집에 늦게 오는 대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환상적인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아내 안나 역시 항해 도중 마주친 돌고래들을 이야기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항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돌고래들이 보트의 뱃머리에 뛰어올라 우리와 함께 헤엄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요한 바다 속에서 우리는 물속에서 돌고래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날씨를 고려해 항로를 유연하게 설계하기 때문에 폭풍우를 만날 일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역대급 위기를 맞닥뜨렸다. 무려 6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폭풍우를 마주한 것. 다행히 이들은 토스터와 부서진 위성 전화기 정도만 잃어버리는 선에서 위기를 잘 극복해냈다고.

보트 '티타임'의 내부 모습. Sailingteatime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언제나 바다 위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식량 공급 등을 위해 육지에 잠시 정박할 땐 각 나라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검사를 받는다.

올해 각각 6살, 8살이 된 두 딸은 배 위에서 원격 학습을 한다. 부부는 두 딸이 다른 문화에 친숙해지도록 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지역 학교에 등록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가족들의 항해 경로. Sailingteatime 홈페이지 캡처

가족들은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평화로운 나날들을 만끽하고 있다.

이들은 크로아티아 항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거친 후, 현재는 카리브해의 세인트 마틴 섬에 정박해있는 상태다. 다음 항해지는 파나마 운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나 내년에 태평양을 항해할 계획이라고. 이들의 항해는 앞으로 5~6년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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