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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된 서울시 반려견 놀이터 사업 ‘삐걱’

일부 지역은 주민 반발로 사업 취소…서울시의회 “하천변에 반려견 놀이터 설치 가능하게 법 개정해야”

서울의 반려견 놀이터.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원에서 2023년 4조 6000억원, 2027년 6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9년 ‘동물 공존도시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25개 전체 자치구에 반려견 놀이터를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증가와 동물복지 확대를 고려한 정책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려견 놀이터 사업이 충분한 홍보와 의견 수렴이 부족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추진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반발로 사업이 취소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서울시의회 정책진단 TF에 따르면 서울시내 반려견 놀이터는 2018년 4곳에서 2020년 11월 6곳으로 늘었다. 서울시가 직영하는 반려견 놀이터가 3곳이고, 자치구에서는 2017년에 가장 먼저 도봉구 초안산 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이어 구로구와 영등포구가 안양천변에 반려견 놀이터를 개장했고 동대문구와 강남구는 현재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체 25개 자치구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치구 반려견 놀이터 설치 과정은 서울시가 자치구를 상대로 연중 수시로 공모를 실시하고 서울시 선정심의위원회 심의(생략 가능)를 거쳐 1곳 당 설치비 1억 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반려견 놀이터 선정 심사 기준은 시민 만족도, 시설물 조성 계획 및 설치 장소 적정성 등이다.

서울시는 소공원, 근린공원(1만m²이상) 등에 소규모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고 시민 자율이용 시설로 전환하는 시범 모델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부지가 10만m²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생활밀착형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TF는 지적했다. 시민 자율이용 시설은 반려견 놀이터에 별도로 관리자를 두지 않고, 시민이 자율적으로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내 설치가 완료된 반려견 놀이터는 총 6곳에 불과해 2022년 25개 설치 목표를 감안하면 사업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더욱이 중랑구, 강서구, 노원구 등 일부 자치구는 주민 반대로 사업을 취소하기도 했다. 주요 반대 이유는 반려견 배변으로 인한 악취, 광견병 등 전염병 전파,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이다. TF는 “반려견 놀이터 설치 전에 충분한 홍보와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판단된다”며 서울시의 성과중심의 성급한 사업추진을 비판했다.

TF는 “서울의 특성상 근린공원 외 한강, 중랑천 등 하천변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반려견 놀이터 설치 가능 지역은 ‘도시공원 및 녹지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도시공원 중 10만m² 이상의 근린공원과 조례로 정하는 공원(생태공원·놀이공원·가로공원)으로 돼 있다. 하천변은 하천법상 가축 방목·사육 위한 하천점용허가 금지돼 있어 반려견 놀이터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하천변과 소규모 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TF는 밝혔다.

아울러 TF는 반려견 놀이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해 견주들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위한 필수사항인 목줄, 분변관리, 위험견종 입마개 착용, 대중교통 이용법 등 캠페인 활동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놀이공간, 펜스, 격리장 등 반려견 놀이터 설치조건을 완화해 소규모 생활밀착형 놀이터(일명 쉼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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