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위안부 논문 출처는 유령블로그…링크는 일베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왼쪽 사진). 오른쪽은 조선인 대학살 부정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규정해 논란을 빚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논문에 쓴 내용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일부는 유령 블로그에서 퍼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일본 역사 연구자 5명이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학문적 부정행위로 논문 철회가 필요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 논문에서는 크게 4가지 항목에 걸쳐 심각한 오류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증거가 없다는 걸 시인하지 못한 문제 ▲직접 증거 사용의 문제 ▲간접 증거 사용의 문제 ▲부적절하고 부정확한 인용 실태를 주제로 삼아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해가며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했다.

보고서 필진은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교수, 쉐퍼드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차타니 싱가포르대 교수, 암브라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 첼시 시더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 등 5명이다. 미국, 아시아, 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일본사 전공의 역사학자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심각한 대목은 문옥주 할머니를 서술한 부분이다.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문옥주 할머니가 위안소 운영자와 매춘 계약을 맺고 일을 해 돈을 많이 받고 저축도 하며 잘 먹고 잘살았던 사람처럼 논문에 묘사했다. 그러나 논문 검증단이 확인한 해당 부분의 출처는 정식 출판물이 아닌 국내 인터넷 블로그에 떠 있는 영어 번역문에 불과했다.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는 내용을 모은 유령 블로그. Blogger캡처

SBS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블로그는 극우 성향 인사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여러 글을 모아놓은 국내 유령 사이트에 불과했다. 블로그 제목은 Korea Institute of History(한국역사협회)지만 소개 페이지에 관리자 사진도 없고 이메일 주소 하나만 안내돼 있었다.

게다가 해당 블로그의 게시글들은 외부 링크를 많이 걸어놨는데 상당수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로 알려진 극우 성향의 사이트와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게시판으로 연결됐다. 내용의 대부분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체를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검증 작업에 참여한 노스웨스턴대학교 에이미 스탠리 교수는 SBS의 인터뷰 요청에 서면 답변을 짧게 보내 “논문이 실리는 국제 법경제 리뷰가 우리 보고서를 참고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철회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동대학살을 부정한 램지어 교수의 또 다른 논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오는 8월 출간 예정이었으나 현재 윤리위원회가 램지어 교수와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작업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공개 사이트에서 논문 초안은 삭제된 상태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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