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난민소녀… 성공회대 최초 난민 학부생

막내 동생을 돌보는 그레이셔스 학생의 모습. 성공회대 제공

성공회대에 난민 출신의 학생이 입학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대학에 입학한 학생에게 학교 내외에서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성공회대는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으로 인문융합자율학부에 가나 출신 그레이셔스(18·여) 학생이 입학했다고 23일 밝혔다.

2002년 가나의 한 난민촌에서 태어난 그레이셔스는 10살 때인 2012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왔다. 라이베리아 출신 어머니는 여성 할례를 피해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그레이셔스는 학창시절 학교 공부와 식당일, 전단지 배포 같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대학 진학의 꿈을 잃지 않았다.

낯선 땅,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따뜻한 손길 덕분에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대학은 한국어능력우수자에게 주어지는 전액장학금을 수여했다. 한국인 지인은 입학비를 지원했다. 사연을 알게 된 성공회대 교직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숙사비 100여만원을 마련해 줬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가족 중 유일하게 한국어를 할 수 있어 가장 역할까지 해왔던 학생의 의지가 대견스러웠다”면서 “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그레이셔스 가족은 완전히 한국에 정착하지 못했다. NGO의 도움을 받아 2017년 대법원으로부터 난민 인정 판결을 받았지만 출입국사무소는 여전히 이들을 매년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인도적체류허가자’로 분류하고 있다.

21학번 새내기가 된 그레이셔스는 영어학을 전공해 통역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비자와 경제적 문제로 대학에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서 졸업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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