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선 맛없으면 버린다는데…망고, 한국만 오면 몸값상승

국내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수입 망고. 연합뉴스

세계 주요 10개국 가운데 수입 과일과 쇠고기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는 한국으로 드러났다. 현지에서는 흔한 과일값이 선박·항공 물류로 한국에만 들어오면 크게 치솟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해 8월과 10월 세계 10개국 주요 도시 24개 품목의 물가를 조사한 결과 축산, 과일 등 9개 품목이 한국에서 가장 비쌌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품목의 국내 가격은 10개국 평균 대비 1.5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은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유통매장별 평균 가격을 조사했고, 환율은 지난 7∼12월 평균값을 적용해 결과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입과일 가격이 국제물가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비쌌다. 바나나, 파인애플, 자몽, 망고, 레드글로브(포도), 레몬, 오렌지, 키위 등 8개 품목 모두 10개국 중 한국의 가격이 1위나 2위를 차지했다.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자몽은 한국이 가장 비쌌다.


망고 1개는 6834원으로 10개국 평균의 2.6배에 달했다. 망고는 산지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맛없으면 버린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고 흔한 과일이다. 바나나 1다발은 1만3200원으로, 10개국 평균의 1.6배 수준이었다. 특히 바나나는 2015년 가격보다 99.1% 올라 조사 품목 중 가격 변동 폭이 가장 컸다. 파인애플 1개도 10개국 평균의 1.6배 수준인 6381원이었고, 자몽 1개는 1.8배인 3015원이었다. 레드글로브, 레몬, 오렌지, 키위 등 4개 품목 값은 10개국 중 한국이 2위였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국내 자급률이 낮아 수입에 의존하는 과일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며 “수입에 의존하는 농산물의 경우 생산국가의 수출 지연이나 물류 대란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이 있어 이에 대비한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쇠고기도 한국이 월등히 비쌌다. 국내산 쇠고기 1㎏ 가격은 14만8029원으로 10개국 평균 가격보다 2.8배 높아 차이가 가장 컸다. 수입 쇠고기(호주산 1㎏)는 10개국 평균보다 1.6배 높은 6만5023원이었다. 국내산 돼지고기(1㎏) 역시 2.3배 비싼 3만7158원으로 세계 1위였다. 국내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은 소비자시민모임의 2015년 조사 때보다 각각 38.8%, 33% 올랐다.

지난 2일 서울 경동시장에서 시민이 국산 쇠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카콜라(1.5ℓ)와 칠레산 와인인 몬테스 알파 까르네쇼비뇽(750㎖)의 가격도 10개국 평균과 비교해 각각 1.5배, 1.9배 비싼 3195원, 4만2580원으로 세계 1위였다. 펩시콜라(1.5ℓ)와 수입 맥주인 버드와이저(335㎖) 가격은 10개국 가운데 한국이 3위, 하이네켄(330㎖)은 2위였다. 반면 설탕(6위)과 오렌지주스(6위), 밀가루(7위), 생수(7위)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코로나19로 가정의 축산물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한 공급 불안정도 원인이므로 공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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