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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외여행 가나요” 백신여권 초읽기… 차별 논란도

국제항공운송협회, ‘디지털 코로나19 여행 패스’ 수 주 내 출시
백신·검진 관련 기록 담겨… 여행·항공업계 ‘게임 체인저’ 되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내놓은 '백신여권'의 작동 개요. IATA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1년 이상 정체돼온 해외여행이 ‘백신 여권’을 무기 삼아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된다면 해외여행의 핵심 족쇄인 감염 우려를 불식시켜 항공·여행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집단에게만 여행 권리가 부여되는 게 아니냐는 ‘차별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디지털 코로나19 여행 패스’ 앱을 수 주 안에 출시해 현장에서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앱의 핵심 기능은 코로나19 검사 이력과 백신 접종 여부를 표시하는 것이다. 진단과 접종이 믿을만한 기관에서 이뤄졌는지도 기록된다. IATA는 “백신 여권을 사용하면 표준 없이 파편화돼있는 국가별 검사를 데이터화함으로써 입출국 절차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면서 ”여행객의 신체 상태와 관련해 효율과 정확도를 전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황열병 백신 접종을 증명하기 위해 발급하는 ‘옐로우페이퍼’와 같은 양식의 종이서류 사용이 검토됐으나 위조 우려 때문에 디지털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항공업계는 백신 여권이 정체된 해외여행을 부활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출국자에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자가격리 조치가 해외여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백신 여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BBC는 ”IATA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항공업계는 전년 대비 매출이 70% 하락했다“면서 ”이들은 자가격리 없는 국경 개방을 위해 백신 여권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비눕 고엘 IATA 대외관계국장은 “(여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감염 여부에 대한 확신”이라며 “여행객이 본인의 (코로나19 관련) 신체 상태에 대해 확신이 있다면 외국을 여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ATA의 백신 여권은 지난해 12월 싱가포르항공이 도입해 시범운영에 돌입한 상태다. 그 외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 에어뉴질랜드 등 항공사들도 최근 시범운영에 뛰어들어 앱을 검증하고 있다. 백신 여권을 채택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유럽연합(EU)과 호주 등도 백신 접종 증명서를 소지한 사람에 한해서만 국가 간 이동을 허용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그린 패스포트’라는 유사한 체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린 패스포트는 일종의 백신 접종 확인서로, 미소지자는 스포츠경기장과 문화시설, 호텔, 식당 등 다중집합시설에 대한 입장이 제한된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항공기 탑승에도 이 기준이 적용된다. 이같은 정책을 국제적으로 도입하자는 게 IATA의 주장이다.

백신 여권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지만 논란도 여전하다. 백신 여권 도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대의를 위해 일부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본다. 마야 라즈 할리파대 공공보건학 교수는 “백신 여권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균형 잡힌 제도에 근거한다면 이는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면서 “타인을 (감염)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밀집시설에 입장시켜달라고 주장할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대측은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특정 집단이 차별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클레망 본 프랑스 유럽문제담당 국무장관은 “일부 집단에게만 특권을 부여하는 백신 여권 정책은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프랑스는 (백신 여권) 도입에 굉장히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프랑스24는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등 EU 회원국과 WHO, EU 집행위원회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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