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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낙연, 홍남기에 “당신들 정말 나쁜 사람”…주도권 쥔 민주당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하는 추가 검찰 개혁 작업을 고리로 문재인정부 임기 말 국정 주도권이 청와대에서 여당으로 넘어가고 있다. 4월 재보선과 내년 대선, 지방선거까지 몸풀기에 들어가면서 당이 점차 사안별 주도권을 틀어쥐는 모습이다. 대선 주자들의 차별화 작업이 본격화되면 당·청 간 주도권 다툼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청와대의 만류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추가 검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4일 최고위원회 후 “검찰 개혁 법안은 2월 말, 3월 초 발의되고 상반기 중 국회 처리를 함께 추진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황운하 의원도 라디오에서 “올 상반기 내 통과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이라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지금 아니고선 못한다면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저하던 당 지도부도 일단 상반기 내 국회 통과 로드맵을 공식화한 상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제 와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일부 당원들은 당원게시판에 속도조절론과 관련해 “역풍을 맞을 것” “배신자” 등 격한 반발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4차 재난지원금 결정 과정에서도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의지를 관철시켰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고위당정청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정부, 당신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직격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시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재정 부실화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온 국민이 힘들어하는데 재정 생각만 하고 있다” “당대표가 고심해 말했는데 정부가 면박이나 준다”고 쏘아붙였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일방적으로 퍼붓던 자리”라며 “결국 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게 되지 않았느냐”고 전했다.

임기 말을 맞아 당 주도의 국정 운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한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한 말씀 하면 일사불란하게 당까지 다 정리되는 건 과거 권위적인 정치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훨씬 민주적이고, 민주적인 논의와 토의 과정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할 수 있는 계제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당과 이 대표가 국정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여권 내 목소리가 많다. 이를 받아들인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공식 입장과 달리 검찰 개혁 등에 대한 지도부의 고심도 여전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는 상당한 강도의 개혁 법안들이 발의됐거나 발의될 예정”이라며 “파장을 검토하면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박재현 양민철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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