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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폭력이 싫어” 예비군 훈련 거부 첫 무죄 확정

국민일보 DB

대법원이 비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비종교적 신념에 의한 예비군 훈련 거부를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이홍구 대법관)는 25일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며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에 의한 경우라도 그것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수차례 예비군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훈련에 불참해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에서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어렸을 때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며 “미군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도 생겼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예비군 훈련 불참으로 여러 차례 기소돼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일용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경제적 손실과 형벌의 위험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해 주장하고 있다”며 “A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는 현역 복무를 마치고 나서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있다”며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피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을 보면 A씨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소명된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원심을 유지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대법, 비종교적 신념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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