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울경 여러분 걱정 마세요” 이낙연 해명의 속사정

결정도 안 된 엑스포 추진 사유 ‘무리수’ 논란에 철회

가덕도 특별법 기본방향에 ‘부산 엑스포 성공 개최’
국회 심사 과정서 “개최 확정 안 된 엑스포 때문에 공항 짓자?”
與 의원도 “국격의 문제” 난색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2030년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관련 조항이 있든 없든 ‘가덕도 특별법’을 약속대로 처리하는 것 자체가 2030년 이전에 개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산·울산·경남 시·도민 여러분은 한 치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요구해온 부산·경남 지역 시민단체 ‘가덕 신공항 추진 시민본부(시민본부)’ 관계자들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 특별법)’에 부산 엑스포 관련 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데 따른 해명 성격이다. 이 대표는 왜 이런 ‘진땀 해명’을 해야 했을까.

이는 당초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 특별법)’ 3조에 실마리가 있다. 법안의 기본방향을 규정한 3조에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기본 방향과 관련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조기 건설’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여부가 2023년에 결정될 예정이고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공항 건설의 기본방향에 규정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담겼다. 부산 엑스포 개최 여부는 2023년 말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가덕도 신공항을 조기 건설했는데, 막상 2023년 부산 엑스포 개최가 불발되면 구태여 김해신공항 확장보다 수십조 원이 더 들 수 있는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할 명분이 없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 전문가는 25일 “이미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월드 엑스포 개최가 확정된 상황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확정되지도 않은 엑스포 개최 여부를 신공항 건설의 이유로 내세워야 했을 만큼 여당 스스로가 가덕도 특별법의 정당성이 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월드 엑스포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과거 2005년 일본 아이치현,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면서 동아시아에서 2연속 개최된 적은 있지만,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30년 엑스포와 관련해서는 부산 외에도 러시아 모스크바가 개최를 신청해둔 상태다.

여당 내에서도 가덕도 특별법에 부산 엑스포를 연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7일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도 민주당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가덕도 특별법을 논의하면서 “확정되지도 않은 것(부산 엑스포 개최)을 법에다가 담는다는 것, 이것은 국격과 관련되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여야는 19일 가덕도 특별법을 국토교통위에서 처리하면서 해당 문구를 삭제키로 했다.

하지만 관련 문구 삭제 소식이 전해지자 “결국 정치권이 선거철에만 신공항 건설을 약속하고 나중에 가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없었던 일처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22일 “신공항을 되돌릴 수 없는 국책사업이 되도록 법제화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부산 엑스포 때문이 아니라면 아직 다른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와의 사전타당성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확정할 근거가 약해진다.

국토위를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신공항 조성의 기본 방향은 ‘유사시 인천국제공항의 대체공항으로서 물류·여객 중심의 관문 공항’ ‘동남권 및 남해안권 주요 도시로부터 신공항까지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의 확충’ ‘수도권의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을 활성화하는 국토의 균형 발전’이다. 이 조항 가운데 다른 후보지를 제외하고 가덕도에만 적용되는 조항은 없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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