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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확진자 89% 급감… 백신도 봉쇄도 없는데 어떻게?

빠른 대규모 감염으로 인한 항체형성… ‘자연 집단면역’ 달성했나
검사 건수 함께 급락… ‘통계 착시’ 우려도

인도 시민들이 급격하게 치솟은 유가에 항의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때 미국 다음으로 최악의 코로나19 희생국이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봉쇄와 같이 뚜렷한 방역 조치나 대규모 백신 접종 없이 ‘자연 방역’이 형성된 가운데 이같은 성과를 달성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인도의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하루 9만명에 달하던 감염자는 이번 달 들어 1만명대로 내려왔다. 지난 9일에는 수도 델리에서 9개월 만에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개선에 힘입어 인도의 경제활동은 대부분 재개됐다. 시민들은 국내 여행을 제약 없이 즐기고 있으며 일상생활도 상당히 회복됐다.

인도가 어떻게 확진자를 이토록 급격히 줄였는지는 미스테리다. CNN은 인도의 개선된 상황이 극단적인 방역 정책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뉴질랜드나 호주, 한국처럼 감염자가 급증할 때마다 방역 단계를 끌어올리는 등의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과도 큰 관련이 없다. 인도는 오는 8월까지 3억명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접종자는 100명당 1도스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급속도로 감염자가 늘어난 만큼 항체 보유자도 함께 늘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사람들이 항체를 보유해 자연적인 집단면역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 조사에 따르면 인도 내 감염자의 항체 형성률은 지난해 12월부터 22%를 기록했다. 지난해 8~9월에는 7%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치가 3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젊은층의 비율이 높은 인도의 인구 구조도 팬데믹 상황을 개선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2011년 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인도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은 25세 미만 청년층이다. 대상을 35세 미만으로 확대하면 65%에 달한다.

CNN은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상대적으로 경증을 보이고 낮은 사망률을 기록한다”면서 “이럴 경우 검사조차 받지 않고 자연 치유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도의 상황이 단순한 통계적 착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검사 건수가 압도적으로 줄었기에 신규 확진자 수도 함께 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는 지난해 9월에는 하루 100만건 이상의 진단 검사를 실시했지만 이번 달에는 검사 건수가 60만건까지 내려갔다. 전체 검사 건수 대비 양성 반응 수치도 아직 위험한 수준이다. 지난달에 6%, 이번 달에는 5%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양성반응이 2주간 5% 미만을 유지하기 전까지는 사회가 감염병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규정한다.

샤히드 자밀 인도 아쇼카대 생명과학 교수는 “감염 위험은 항상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면서 “아직 변이바이러스 등에 의한 재확산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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