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직원 유서’에 김범수 의장 “경고등으로 생각”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근 논란이 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25일 오후 사내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통해 ‘재산 절반 기부’ ‘사내 직원평가 논란’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혀 시선을 끌고 있다.

앞서 한 익명 게시판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서를 게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었다.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안녕히’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글에는 “가족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미안하단 말밖에 못 하겠다”면서 “하지만 지금 삶은 지옥 그 자체야. 나는 편한 길을 찾아 떠나는 거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빨리 잊어버리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글쓴이는 이어 “나를 집요하게 괴롭힌 XXX셀장, 나를 보면 싫은 척 팍팍 내고 파트장에겐 안 좋은 피드백만 골라서 하고 동료들에게 내 험담하던 셀장. 상위평가에도 썼지만 바뀌는 건 없고 XXX셀장에게 내가 썼다는 걸 알려준 XXX팀장. 지옥같은 회사생활을 만들어준 XXX셀장 XXX팀장” 등을 지목했다.

이어 “XXX, XXX 둘은 뒷담화하기만 바쁘다”며 “너희들 나중에 자식 낳고 똑같이 그 자식도 왕따라는 걸 경험해보면 너희들 심정도 이해가 될까 몰라”라고 했다. 그는 이어 “회사 당신도 용서할 수 없다”면서 “톡테라스에 가서 울며불며 상담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쏘아붙이던 당신도 동료들이 감정을 담은 피드백에 평가와 인센티브를 그렇게 준 당신들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한 이 네티즌은 “가족들인 이 유서를 방송사나 언론에 보내줬으면 좋겠다. 내 재산은 모두 가족에게 맡기되 퇴직금은 왕따 피해자 지원단체에 기부했으면 한다”는 심경도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은 곧바로 삭제됐고 카카오 측은 비상연락망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경고등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모두 문제투성이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조직이 될 수는 없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로 배려하고 신뢰해야한다는 점”이라고 당부했다.

“신뢰만 있다면 충돌이 두렵지 않다”고 한 김 의장은 “우리를 불편하게 억압하는 회사는 안 되게 노력해야 하고 (고충을)외부에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동료, 내 보스, 내 CEO에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아직 믿는다”며 “그런 의지가 없다면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당시 논란이 됐던 평가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꽤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산업군에선 가장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다소 차이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적, 단도직입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 보니 한동안 그것을 (비슷하게) 못 맞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다”고 한 김 의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를 잡아보고 싶다”고 했다.

김 의장은 빌 게이츠를 롤모델로 꼽으며 기부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김 의장은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그는 주식 자산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빌 게이츠가 MS를 설립해 컴퓨터 운영체제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후 아내와 함께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며 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언급한 김 의장은 “사회문제 해결‧거버넌스 롤모델은 빌 게이츠”라고 했다.

그는 “빌 게이츠는 창업을 하고 '빌 게이츠 재단'을 만들었다. 기업이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하게 됐고, 벤치마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 큰 기부 측면에선 괜찮은데 나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구원할 영웅이나 이런걸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또 “재벌과 달리 자수성가해서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줄 의향이 없는 IT업계 사람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돈이 안 되고, 돈을 써서 사회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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