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호더 걸린 반려견, 끔찍한 외상 입어” 靑청원


대형견을 분양 보냈다가 되찾아온 견주가 동물학대 의심 정황을 보인 애니멀 호더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동물 수집가’라고도 불리는 애니멀 호더는 동물을 모으는 데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도 제대로 양육하는 데는 무관심한 사람을 말한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강아지들…죽음으로부터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난 12일 대형견(도베르만)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며 무료분양 카페에 글과 사진을 올렸다”며 “다음날인 13일 부산에 거주하는 25살 남성 수분양자가 곧 마당이 있는 넓은 집으로 이사한다고 하기에 강아지 분양을 결정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사진 제공, 계약 내용을 이행치 않을 시 반려견을 돌려준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는 “강아지를 분양 받는 날 수분양자가 렌트카에 허스키 등 대형견 2마리를 태우고 왔다”며 “대형견을 키우는 사실을 몰랐을 뿐더러 대형견 3마리 양육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수분양자는 그중 허스키는 잠시 봐주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날 저녁 수분양자는 대형 견종 중 하나인 새끼 울프독도 입양했다고 청원인에게 전했다. 청원인은 “다견의 가정을 원하지 않았기에 마음이 불편했고 분양받은 사람에 대하여 카페에서 알아봤다”고 밝혔다.

대형견 애니멀 호더에게 분양돼 방치된 다른 견종. 청원인 외에도 다른 피해 견주들이 있는 상황이다. 선소연씨 제공

청원인은 “분양카페에 검색해보니 그 사람 이름으로 허스키만 세 번을 분양받았고 다른 품종견도 무료분양을 원한다고 했던 증거들이 나왔다”며 “(무료 분양받아) 키우던 대형견들이 유료분양 등 판매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길거리에 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수분양자가 대형견 애니멀 호더라는 확신과 충격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국민일보가 파악한 다른 피해자와 수분양자 간의 통화 내역에 따르면 수분양자는 말라뮤트, 허스키, 도베르만, 울프독 등 다양한 대형 견종을 입양한 후 파양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청원인은 강아지를 다시 찾아오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속적인 사진 발송을 조건으로 무료입양을 했던 것과 달리 수분양자는 청원인에게 60만원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감정을 건드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50만원으로 설득해 15일 저희 아이를 데려왔다”며 “건강했던 도베르만의 외상이 끔찍하고 심각한 상태였다. 수분양자는 친한 동생의 반려견과 목줄을 풀어놓고 놀던 중 사고가 났다고 했지만 말도 안해줬을 뿐더러 병원도 가지 않고 방치해 둔 상태였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청원인은 강아지가 입은 외상이 고의에 의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수분양자와 지인의 카톡 내역을 보면 “어제 애 물려서 옆에 살 다파졌는데” “한마리가 성격 X같아서 물고 흔듬” “콥이(다른 반려견 이름으로 추정)한테는 못 물고 둘이 싸움 시켰거든”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

청원인은 “수분양자가 과시욕으로 강아지 싸움붙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저희 도베르만도 분양보낸지 몇 시간만에 싸움을 붙인 그 피해견 중 한 마리”라고 주장했다.

청원인 선소영(33)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정황과 카페 분양글 등을 통해 애니멀 호더를 파악했고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다”며 그러나 “변호사와의 상담을 거쳤지만 신고가 이뤄지더라도 개인 간 사기죄가 성립할 뿐 동물보호법에 의거한 처벌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처벌이 이뤄지더라도 벌금형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의해 동물학대로 처벌이 이뤄지려면 카톡 대화 내역 등의 정황이 아닌 실제 피해 상황이 담긴 녹음이나 영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씨는 “다시 데려온 도베르만은 앞으로 보름정도 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라며 “반려동물을 분양 받은 사람이 과시 목적으로 동물들을 싸움 붙이거나 유기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경미해 중도에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법이 개정되고 해당 애니멀 호더가 앞으로 반려동물을 분양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26일 기준 청원 등록 사흘 만에 약 2000명의 동의를 받았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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