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김학의 수사 안 막아…이 사건, 공수처 이첩해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수사하는 수원지검에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진술서에 2019년 6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라는 의견도 밝혔는데,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피의자 입맛대로 수사를 받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9년 6월 반부패강력부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지휘하거나 수원고검에 통보하지 못하도록 지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안양지청이 2019년 6월 작성한 수사 보고서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반부패강력부에 보고됐고, 대검은 ‘자체적으로 서울둥부지검에 확인하라’는 취지로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규원 검사의 비위 등에 대한 수사를 막은 것이 아닌, 알아서 추가 수사를 진행하라는 취지였으며 대검이 이 과정에서 안양지청 수사팀과 직접 연락한 사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7월 안양지청 수사결과 보고서에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의 작성 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 이상의 진행 계획 없음’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경위에 대해선, “안양지청에서 위 문구를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인 문구를 대검에서 불러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당시 안양지청에서 추가 수사를 하겠다는 승인 요청 자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규정상 검사의 비위를 발견하면 검찰총장과 관할 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보고하면 되고, 감찰부서가 아닌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검에서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 최소한 검찰청법과 지침에 따라 이의제기를 했어야 하지만 이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입장문에서 이 사건을 사실상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는 의견도 드러냈다. 그는 “공수처법은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수사처에 이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혐의를 발견한 경우’란 범죄를 인지한 경우며 고발사건도 수사를 해야할 사항이 상당히 구체화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관할권은 물론 강제수사 권한 유무도 시비 우려가 있으므로, 법집행기관으로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이러한 법률적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안팎에선 이를 두고 “이 지검장이 사실상 이 사건 범죄혐의가 인정된다고 본 것과 다름 없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지검장 입장 발표 이후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이) 우편 발송한 진술서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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