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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시 의무를 강제한다고 해서 과소비 행위를 방지하고,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무슨 현상을 도대체 해결하려는 건지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는 26일 오후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시 의무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최근 국회에서 추진 중인 확률형 아이템의 법제화에 대해 ‘무용론’을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기 의무화 등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일명 게임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됐다. 이후 상임위 공청회, 법안소위 심사 등을 거쳐 문제가 없다고 여겨질 경우 법제사법위원회로 올라가 검토를 받는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에서 일정 금액을 투입했을 때 무작위적·우연적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 지급되는 형태를 가리킨다. 그간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앞세워 확률정보를 공개해왔으나 확률 조작, 사행성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극악의 확률을 보이는 확률형 아이템은 일부 게이머들이 수억원 상당의 과금을 하다가 가정 불화를 겪는 등 사회 문제로 번지는 원인이 됐다.

법안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기를 강제사항으로 적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위반 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게임 업계는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확률형 아이템 관련 각종 규제 신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 교수는 “과소비나 사행 행위를 감소시키기 위한 확률 표시 의무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게임하시는 분들을 보면 될 것 같다”면서 “게임을 하기 전 미리 확률을 보고 ‘이건 확률이 낮으니 안해야지’라고 하기보다는 자기가 손해를 보고 나서 나중에 (확률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세미나 모습.

이날 세미나를 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2018년 출범한 민간 자율규제기구다. 대표적인 사업이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미준수 게임 공개다. 지금까지 총 14회에 걸쳐 미준수 게임을 공개했다. 그러나 개별 게임사의 오류 및 조작에 의한 확률 왜곡 현상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심 교수는 자율규제가 당장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몇 년 해봤더니 안 되네’ 취급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문화를 형성하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율규제라고 해서 ‘민간에서 알아서 해라’가 아니라, 자율규제 효력을 뒷받침할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자율규제가 활성화되어서 효율적인 효과를 산출하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입법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최진웅 입법조사관은 “게임법 개정안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 정보 비대칭 해소의 목적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자율규제가 비판받는 건 게이머가 게임사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해결해줄 거란 믿음이 없어서 국가에 해결해달라고 말하는 거다”고 지적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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