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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이 불붙인 논쟁…생기부 학폭 자동삭제는 정당한가

졸업 2년 뒤 자동삭제…“피해자가 삭제 권한 가져야” 청원 등장

왼쪽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오른쪽은 국민일보 DB

연예계, 체육계에서 ‘학교폭력 미투’가 이어지면서 가해자들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기록 삭제를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 퇴학 처분을 제외한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졸업 직후 혹은 졸업일로부터 2년 후 생기부에서 삭제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학폭 논란에 휘말린 몬스타엑스의 기현 측이 생기부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생활기록부 이력 삭제 권한을 피해자에게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학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졸업 전 생활기록부에 적힌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삭제 가능한 사실을 무조건 안내해준다”며 “가해자들은 거의 다 학교폭력 이력을 삭제해달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상대적으로 경미한 학교폭력을 저질러 제1호(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제2호(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제3호(학교에서의 봉사), 제7호(학급교체) 조치를 받은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학교폭력 기록이 삭제된다.

반면 제4호(사회봉사), 제5호(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제6호(출석정지), 제8호(전학) 조치를 받은 경우 기록 삭제를 위해서는 졸업 직전에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교육부 배포 '2020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개정판' 캡쳐

이때 전담기구는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와 행동 변화 등을 판단해 학교폭력 기록의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심의를 통해 삭제가 허락되면 졸업과 동시에 기록이 사라진다.

청원자는 “반성 정도를 평가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인 심의를 거쳐 대부분 삭제된다”면서 “심지어 담당 교사가 피해자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교사는 “가해학생 의견서, 담임 교사 의견서 등을 받아서 심의한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대부분 삭제했다”고 전했다.

만약 심의에서 통과하지 못했더라도 졸업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생기부 기록이 무조건 삭제된다. 본래 학교폭력의 생기부 기재 기간은 5년이었지만, 어린 학생에게 지나치게 낙인을 찍는다는 여론이 일어 2013년 2년으로 바뀌었다.

이에 청원자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학교폭력 이력에 대한 수정/삭제 권한을 주고, 오로지 피해자와 피해자 학부모의 동의를 통해서만 수정/삭제가 가능하도록 바꾸자”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자가 제대로 사과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해당 청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의자 수는 1200명을 넘겼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네티즌은 “학교폭력 기록이 저절로 삭제되는 게 말이 되냐” “피해자도 무기 하나는 있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청원에 동참했다. 반면 학교폭력 기록이 가해학생에게 지나친 낙인이 될 수 있으며 오히려 기록을 삭제하려고 피해자를 협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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