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 결여, 오해 유발” 램지어 논문 비판한 日변호사

도쓰카 에쓰로 변호사(왼쪽 사진)과 마크 램지어 교수. 연합뉴스, 하버드대 로스쿨 공개 동영상 캡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도쓰카 에쓰로 변호사가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글이 학술 논문의 기본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도쓰카 변호사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자기가 말하고 싶은 내용에 부합한 것만 인용했다”며 “연구의 객관성이나 여러 가지 요건을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도쓰카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성노예와 사실상 마찬가지 상태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유엔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주창한 인물이다.

도쓰카 변호사는 “만약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기존 연구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반대할 수는 있으나 앞서 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제대로 살펴보고 분석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램지어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을 계약이라는 틀로 분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해자들 다수가) 속아서 간 것”이라며 “계약이니까 괜찮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쓰카 변호사는 1932년 일본인 여성 15명을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배에 태워 중국 상하이로 보낸 뒤 ‘해군 지정 위안소’에서 당시 일본 해군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사건으로 일본인 10명이 기소됐고 1936년 1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도쓰카 변호사는 앞서 이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논문에서 “피해자들이 일본군 위안부가 된다는 것을 모르고 속아서 나가사키에서 유괴돼 중국으로 이송된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는 “당시의 일본 형법으로도 유괴이고, 해외로 유괴한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며 “계약했다고 뭐든지 다 괜찮은 것은 아니다. 속이면 범죄”라고 꼬집었다.

도쓰카 변호사는 일본열도 내에서 이런 식으로 여성을 속여 동원하는 것은 경찰이 문제를 삼았고 일본 내에서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한반도에 가서 총독부나 경찰과의 협력 하에서 단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동원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쓰카 변호사는 램지어의 글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뿐만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관해 오해를 낳는 문제 있는 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 과정을 살펴보면 유괴로 규정해야 할 사건이 많은 데 램지어가 계약이나 게임 이론을 적용하고 피해자가 매춘부라고 주장한 것은 결국 역사적 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유발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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