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결국 임기 채우고 떠나… ‘재판 개입’엔 침묵만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8일 법관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법복을 벗었다. 연합뉴스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법관으로서 사상 처음 탄핵심판대에 오른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8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법복을 벗고 재판을 받게 됐다. 임 부장판사는 퇴임 당일까지 재판 개입 혐의와 탄핵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임 부장판사는 퇴임을 앞둔 지난 26일 법원 내부망에 퇴임 인사를 올렸다. 그는 “법원가족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너무도 송구스럽다”며 “저로 인해 고통이나 불편을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으로서 탄핵 대상이 된 점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애초 이날은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 측이 지난 23일 탄핵심판 주심인 이석태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하면서 기일이 미뤄졌다. 이에 본격적인 재판은 임 부장판사 퇴임 이후 열리게 됐다. 한편 임 부장판사는 1심 무죄 판결을 내세워 탄핵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공소장에는 그가 법원행정처의 요구에 따라 담당 사건 재판장에게 재판 과정에서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한 기사가 허위라는 중간 판단을 밝히도록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또 판결을 선고하면서 ‘가토 전 지국장에게 법리적인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되 적절한 행동은 아니다’라며 질책하는 내용을 구술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를 정식 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토록 종용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구체적인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결과를 유도하고 절차 진행에 간섭한 것”이라며 임 부장판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임 부장판사가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어 남용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다만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에 대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법관의 재판 독립을 명시한 헌법 103조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이 형사처벌은 안 돼도 징계 사유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판사는 재판 개입 혐의 중 일부에 대해 ‘견책’의 경징계만 받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