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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얼룩진 방송가가 위기를 이겨내는 법

게티이미지뱅크

방송가가 학교폭력(학폭)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 지우기에 돌입했다. 시시비비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았거나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일지라도 학폭이 반인륜적인 범죄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일단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배우 조병규의 활동에 급제동이 걸렸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27일 방송에 조병규는 풀샷을 제외하고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최근 학폭 논란을 반영한 편집으로 보인다. 국민 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기로 했던 KBS 예능 ‘컴백홈’ 역시 출연이 무산됐다. 제작진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려 노력했지만 편성을 확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출연자의 출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병규 측은 세간에 불거진 학폭 논란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배우 박혜수도 학폭으로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당초 26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박혜수 주연의 KBS 2TV 금토드라마 ‘디어엠’은 방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첫 방송 이틀 전 내린 급박한 결정이었다. 제작진은 “최근 제기된 출연자 관련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프로그램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 방송을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이날 방송 예정 시간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편성됐다. 현재 박혜수 측은 학폭 폭로에 법적 대응 중이다.

그룹 스트레이키즈 멤버 현진 역시 같은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수진이 속한 그룹 (여자)아이들의 스케줄도 줄줄이 취소됐다. 그룹 세븐틴 멤버 민규 역시 팬들의 탈퇴 요구 성명문이 올라오는 등 학폭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학폭이 사회에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고, 연예인의 인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엄중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검증되지 않았더라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일단은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전에는 학폭의 경우 철 없는 시절의 일탈 정도로 대중이 받아들여 시간을 버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일단 폭로가 나오면 긴급하게 대처를 논의하는 등 제작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논란이 연예계로 번진 것이다. 학폭이 사회 이슈로 떠오른 것은 오래 전이지만 최근 들어 학폭이 중대 범죄로 인식되고 있어 퇴출 사유가 됐다. 대중의 반응에서 용기를 얻은 피해자들의 고발은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학폭이 스포츠계, 연예계를 넘어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자 경찰청은 각급 학교가 개학하는 3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2달 동안 학교폭력과 성범죄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낙인을 찍는 거짓 폭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악의적인 거짓 폭로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초래한다. 학교폭력 전문 법률사무소 ‘유일’의 이호진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권리를 행사하고, 학폭의 심각성을 알린다는 점에서 이런 고발들은 공익성이 있다”면서도 “학폭 사건 발생 직후 지체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정비와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폭로에만 의존한다면 실제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무고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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