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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학교 25곳 교가에 친일 잔재 여전

도교육청 2019년 전수조사 …단양 단성중만 교체
올해 3곳 300만원씩 지원


충북지역 일부 학교의 교가에 친일의 그림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 1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가운데 25곳이 친일 음악가가 작사하거나 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학교의 교가는 개교 이래 수십 년 동안 학생들에 의해 불리며 학교를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해왔다.

교가는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현제명 이은상 김성태 등이 만들었다. 3곳은 이은상 작사, 현제명 작곡이고, 1곳은 이은상 노랫말을 쓰고 김성태가 곡을 붙였다. 이은상이 작사만 하고, 현제명이 작곡만 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도 2곳과 1곳이 있다.

친일 음악가로 꼽히는 현제명은 민족운동 단체 활동을 하다가 일제에 체포된 뒤 전향서를 내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변절했다. 일제 말기 친일 음악가 단체에 가입한 그는 일본식 성명 강요에 동참하고 일제를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2019년 2월 전수조사를 통해 초·중·고 26곳이 친일파가 작사·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교가 교체를 권고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교가를 교체한 학교는 단양 단성중학교 1곳에 그쳤다.

나머지 학교들은 동문회, 학생 등의 의견수렴과 노래를 새로 만드는 과정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교가 교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친일 음악가가 만든 교가를 없앤 단성중학교는 2019년 11월부터 교가 교체 활동에 들어갔다. 이 학교는 1969년 단양여중으로 개교할 당시 이은상이 작사한 노래를 50년 넘게 교가로 사용해 왔다. 단성중학교는 교가 작사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문가에게 의뢰해 지난해 12월 새 교가를 만들었다.

도교육청은 올해 우리 학교 교가 만들기 사업을 펼쳐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나 군가풍 교가를 학생들의 감각에 맞게 바꿀 계획이다. 4월 12일까지 이 사업에 참여할 학교를 접수한 뒤 우선 3개교에 300만원씩을 지원해 교가 작곡과 음원 제작을 돕기로 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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