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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김정은·‘체어맨’ 최룡해…“국가수반 강조 의미”

“최룡해는 여러 위원장 중 하나”
‘김정은=국가수반’ 명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 내 규율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손에 쥔 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의 직책인 국무위원장의 영어 표기를 ‘체어맨(Chairman)’에서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바꾸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문 표기는 반대로 ‘프레지던트’에서 ‘체어맨’으로 변경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수반이란 점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1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경공업분과협의회 지도에 나섰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그를 영어로 ‘chairman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Supreme People's Assembly(SPA)’라고 소개했다. 지난 1월18일까지만 해도 같은 직책을 ‘president of the Presidium of the SPA’라고 번역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가수반 명칭인 ‘프레지던트’로 불리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전에 프레지던트를 썼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어 표기를 ‘체어맨’으로 바꾼 모양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북한이라는 정상국가를 대표하는 지도자임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최룡해는 수많은 위원장 중 하나라는 점을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전만 해도 북한에선 형식적이나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외적으로 국가수반 역할을 했다. 그러다 2019년 헌법을 두 차례 개정해 단순히 ‘최고영도자’로만 규정됐던 국무위원장의 지위를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영도자’로 바꾸는 등 김 위원장이 대내적으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임을 명시했다.

이후 북한이 외국 정상과 주고받는 축전의 명의는 기존 최룡해에서 김 위원장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했다. 김 위원장이 안정적으로 10년째 통치를 이어가면서 기존 김정일 체제의 ‘불합리한’ 정치 시스템도 바꿔가고 있는 셈이다.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1997년 공식 집권하면서 ‘대외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제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주요 우방국을 제외한 외국 정상과 회동 또는 축전 교환 등 상징적 외교업무를 했다. 2012년 공식 집권한 김정은은 이 체제를 유지해오다 헌법 개정을 시작으로 명실공히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임을 법적으로, 대외적으로 명확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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