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타버린 유기견 쉼터… 배우 이용녀씨를 도웁시다”

지난해 7월 국민일보와 만났던 배우 이용녀씨의 모습. 오른쪽은 화재로 타버린 보호소. 최민석 기자

18년째 홀로 유기견·유기묘들을 돌봐온 배우 이용녀씨의 보호소에 불이 나 큰 피해가 발생했다. 보호 중이던 강아지 8마리가 죽고 생활 공간이 전소되는 등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일 경기 포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자정쯤 이씨가 운영하던 유기견 보호소에서 불이 나 2시간30분 만에 진화됐다. 화목 난로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소방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씨와 유기견들이 함께 머물던 주요 생활 공간과 일부 비닐하우스가 다 타버려 당국 추산 2900만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씨는 강아지들을 구하려다 옷가지나 개인 필수품 등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길을 피하려 숨거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유기견 8마리가 희생됐다. 이외에 일부 유기견들이 인근 산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계자들은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공개된 현장 사진에 따르면 이씨와 중·소형견들이 머물던 본건물은 완전히 불에 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나마 대형견들이 머물던 막사 일부가 남았고 이씨는 화재 직후 해당 공간에서 유기견들과 함께 밤을 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안타까운 보호소 상황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배우님께 도움이 되고 싶다” “주변에 상황을 알려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봉사 신청도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고 방역수칙에 따른 인원 조정이 필요해 ‘배우 이용녀 유기견 보호소’ 네이버 카페에서 사전 신청을 거쳐 참가해야 한다. 보호소 상세 주소 역시 동물 유기 우려를 이유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별도의 연락이 필요하다.

최민석 기자

43년 차 배우인 이씨는 ‘유기견 대모’로 불리며 남다른 동물 사랑을 드러내 왔다. 지난해 7월 국민일보와의 만남에서도 “남들은 제가 희생하며 산다고 하지만 유기견들로부터 얻은 게 훨씬 많다”며 “말하지 못해 당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큰 감동을 줬다.

당시 100여마리의 유기견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인터넷조차 안 되는 포천 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화재가 발생한 바로 그 보호소다. 이씨는 “월세가 밀려 쫓겨난 적도 많았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인적이 드문 곳을 찾다가 2017년에 온 게 이곳”이라며 “그냥 공터였던 곳을 벽돌도 사다 깔고 쇠파이프를 사다가 용접도 했다. 엉망진창이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 괜찮다”고 했다.

그는 18년째 유기견·유기묘를 거두며 지금까지 1500여마리에게 새 가족을 찾아줬다. 전 재산을 들이는 것도 모자라 아픈 아이들의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빚까지 져야 했다는 사연은 이미 유명하다. 개 식용 금지 4대법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동물권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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