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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 또 올리는 명품의 ‘값질’…이미 男心도 잡았다

지난해 5월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샤넬백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둘러싸고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계속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영향 등으로 명품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10% 안팎의 가격 인상이 연초부터 계속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명품 구매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모양새다.

1일 백화점업계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루이비통의 경우 벌써 올해에만 가격을 2번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루이비통 나노 스피디와 나노 노에는 147만원에서 162만원으로 15만원(10.2%)이 올랐고, 쁘띠 삭 플라의 가격은 162만원에서 174만원으로 12만원(7.4%)이 뛰었다. 그럼에도 명품 매장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물건 구매를 위해 뛰어가는 행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디올 레이디백. 디올 제공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과 관계없이 명품 구매 열기는 계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명품이 갖는 희소성이나 대체 불가한 혼수품으로서 명품백의 위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통칭)의 명품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탓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소비 수준은 한 번 올라가면 더 올라갈지언정 내려가진 않는다”며 “이미 명품이 주는 만족감 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이 사라져도 명품 구매 열풍은 계속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명품 구매로 그 허탈함을 채우려는 ‘보상심리’나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명품으로 해소하려는 ‘보복소비’ 등의 영향을 받아 명품 소비가 어느 때보다도 활발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해외 명품 덕에 매출 부진을 상쇄했을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의 57개 점포 합산 매출은 2019년 대비 9.8% 감소했지만 해외유명브랜드(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 4층 남성 의류층 매장 전경.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남성들이 명품 신장세를 주도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날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상품군이 24% 신장했는데, 이 중 여성(9%)의 신장세보다 남성(18%)의 신장세가 2배나 높았다. 이에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 매장 개편을 진행하면서 명품관 오픈 이후 처음으로 남성 의류매장 층에 명품시계와 주얼리 매장을 결합하기로 했다. 남성들의 명품 수요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동선을 개선한 것이다.

여기에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명품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해 명품 매출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4.9%에 달했고,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이미 절반을 넘어 50.7%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2017년 22.2%였던 2030세대의 비중이 지난해 29.2%로 늘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해 명품 브랜드들도 티셔츠, 신발, 지갑 등 2030세대의 명품 입문 제품으로 통하는 제품군을 늘리며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의 구매층이 계속 넓어지는데다 리셀 시장도 커지면서 명품이 가진 희소성과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를수록 제품이 더 잘 팔리는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 보복소비 등 코로나19 영향이 사라지더라도 명품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명품 가격은 계속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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