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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피 흘려야…” 미얀마 시민들, 국제사회에 절규

“결연하고 조직화한 국제사회 행동 없다면 미얀마 악몽 더 악화할 것”

1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임시로 설치해 놓은 제단 옆에 전날 반군부 시위 중 군경의 총격에 희생된 시민들을 기리기 위한 꽃과 희생자의 소지품이 놓여있다. EPA 연합뉴스

1일로 한 달째를 맞이한 미얀마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반군부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수십명이 희생됐지만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28일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시민들의 사연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개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양곤 시내 흘레단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다 군경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숨진 니 니 아웅 뗏 나잉(23)는 사망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엔이 행동에 나서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체가 필요한가”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이 해시태그는 미얀마 네티즌들이 군부 쿠데타로 인한 미얀마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유엔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며 SNS에 쓰고 있는 문구다.

SNS에는 또 같은 날 만달레이에서 길을 가다가 총격에 사망한 한 여성의 어린 아들이 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여성은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나우는 1989년부터 활동가와 정치인을 감시하는 경찰 정보부에 근무하던 띤 민 훙이 경찰 간부로는 처음으로 시민 불복종 운동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띤 민 훙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만약 이 군사 정권이 권력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향후 20년 또는 25년 내에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면서 “동료들에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국제사회의 규탄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요구도 커지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28일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에서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때 미얀마 국민을 지지하는 결연하고 조직화한 국제사회 행동이 없다면 미얀마의 악몽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유엔 회원국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미얀마 무기 수출 금지와 군부 인사 제재 등을 언급했다.

더불어 미얀마 상황에 대해 ‘유엔 헌장 7조’ 발동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소집도 촉구했다.
유엔헌장 7조는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유엔 안보리가 무력을 통해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이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이 성명서 채택 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아무런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성명에서 “목숨을 잃은 용감한 시위대의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면서 “쿠데타 및 폭력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가로 대가를 부과하기 위한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도 “영국은 미국 및 캐나다와 협력해 미얀마군 총사령관을 포함한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에게 인권 제재 조치를 취했다”면서 “폭력을 멈추고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가 속해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2일 미얀마 군정 대표와 화상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부 쿠데타로 인해 이날까지 국민 약 30명이 사망하고 1132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가운데 299명은 석방됐고, 833명이 아직 구금 중이라고 AAPP는 설명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또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고 변호인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변호인은 “추가 기소는 불안이나 공포를 야기하는 정보 발표 또는 게재를 금지하는 법을 어긴 혐의에 관한 것”이라면서 “아웅산 수치 고문이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법원 심리에 출석해 변호인단 선임을 요구했으며, 화상으로 볼 때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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